구대성의 에이전트인 더글러스 조(조동윤) 씨는 9일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양키스와 입단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계약조건과 액수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조만간 공식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 액수는 2년에 300만 달러 선(약 30억 원)으로 추측되고 있다.
박종필 고문 변호사와 함께 협상에 나선 조 씨는 8일에 이어 9일 양키스의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양키스의 마크 뉴먼 부사장, 존 콕스 극동 담당 스카우트와 2시간 동안 만나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구대성 측이 제시한 한 가지 조건에 대해 양키스가 추후 수용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해 공식발표가 미뤄졌다. 조 씨는 “우리가 제시한 조건 수용 여부와 상관없이 입단에 합의했으며 구대성 본인도 계약 조건과 액수에 ‘아주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로써 구대성은 역대 한국 선수 중 사상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 26회에 빛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팀 뉴욕 양키스 맨으로 재탄생했다. 또 은퇴한 이상훈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과 일본, 미국의 3개국 프로야구를 모두 섭렵하는 선수가 됐다.
에이전트 조 씨에 따르면 양키스가 구대성을 점찍은 때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콕스 스카우트는 구대성의 활약에 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대성은 프로선수들이 주축이 된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6이닝 3실점, 3, 4위전에선 5안타 1실점 완투로 일본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한 뒤 구대성은 통산 성적 24승 34패, 올해 5승 10패, 평균자책 4.39에 그쳤지만 양키스는 그가 공을 등 뒤에서 감추고 나오는 스타일이라 ‘왼손 타자 공략’에 효과적인 투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조 씨는 “양키스가 보스턴의 데이비드 오티스 등 좌타자들을 요리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좌완 불펜진이 약한 양키스는 최근 뉴욕 메츠의 베테랑 좌완 마이크 스탠턴을 영입하는 등 왼손 보강에 힘을 쓰고 있다. 일본에서 선발로 뛴 구대성은 미국에선 중간계투로 뛸 전망이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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