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뜸만 들이는 구대성 양키스 입단… 왜?

  • 입력 2004년 12월 10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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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수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팀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게 된 구대성(35·사진).

워낙 전격적으로 입단 합의가 이뤄지자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다. “합의 내용이 의심스럽다” “미국에서 과연 통하겠느냐”는 등등…. 구대성을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본다.

○왜 공식 발표가 없을까.

구대성 측과 양키스 측은 9일 합의를 봤지만 10일에도 공식 발표는 없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은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이 ‘구대성에게 관심은 있지만 아직 합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에 대해 구대성의 에이전트인 더글러스 조(조동윤) 씨는 10일 “구대성이 오늘 신체검사를 받았다. 뽑지도 않을 선수에게 신체검사를 하라고 하겠는가.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하고 있는 캐시먼 단장에게서 15일 뉴욕에서 보자고 연락이 왔다. 양키스는 ‘구멍가게’가 아니다. 모든 절차를 밟은 뒤 공식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15일경 입단식과 공식 발표가 이뤄질 전망.

○구대성은 어떤 역할을 맡을까.

‘앙숙’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대결 7회 주자 2사 만루의 위기, 타석엔 왼손 거포 데이비드 오티스. 양키스는 선발을 강판시키고 왼손 구대성을 마운드에 올린다. 구대성은 예리한 슬라이더로 오티스를 범타 처리, 자신의 임무를 다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눈다.

양키스가 기대하는 역할은 바로 이런 것이다. 왼손 타자에 강한 구대성은 원포인트 릴리프로 한두 타자만 상대한 뒤 내려가는 ‘스페셜리스트’로 키워질 게 확실하다. 보스턴의 좌완 앨런 엠브리가 그의 ‘역할모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통할까

구대성은 내년이면 36세. 볼 스피드와 구위도 예전 같지 않다. 전성기 땐 150km짜리 공을 뿌렸지만 지금은 140km대 초반. 그래도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김성근 전 LG 감독은 “메이저리그 스트라이크존은 위아래로 후한 일본보다 좌우로 공 한개 정도 넓은 편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인데 결국 컨트롤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대성은 슬라이더가 주무기인데 왼손타자의 몸쪽(오른쪽 타자의 바깥쪽)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예를 들면 포크볼)가 하나 필요하다”고 덧붙이며 “이런 점들을 보완하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낙관했다.

나이는 별 문제가 안 된다. 어차피 구대성은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다.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령 투수인 제시 오로스코(4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20년 넘게 이 역할만 하면서 살아남았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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