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 2004 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1차전 무승부에 이어 이날 연장전까지 120분의 대결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맞은 승부차기. 수원이 4-3으로 앞선 가운데 이운재가 포항 마지막 키커로 나선 김병지의 슛을 막아내는 순간 수원 선수들은 환호를, 포항 선수들은 탄식을 토해냈다.
전기리그를 4위로 마친 뒤 후기리그 1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탄 수원은 1998년과 1999년 연속 우승에 이어 통산 3번째이자 5년 만에 정상에 재등극했다. 또 지난해 10월 수원 사령탑에 오른 차범근 감독은 취임 첫 해에 팀을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는 막상막하. 포항은 코난을 선발로 내세우며 공격력을 보강했고 수원도 제공력이 뛰어난 수비수 조성환을 투입해 포항의 고공폭격을 막아내며 전후반 90분은 득점 없이 비겼다. 포항은 이민성과 코난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이 뼈아팠다. 연장전 들어서도 끝내 양 팀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어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세 번째 키커로 나선 포항 이민성의 슛이 다시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승부는 수원 쪽으로 기우는 듯했으나 김병지가 수원 김진우의 슛을 막아내며 다시 원점.
운명은 마지막 순간 갈렸다. 우르모브의 슛이 네트를 갈라 수원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포항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골 넣는 골키퍼’ 김병지(통산 3골)의 어정쩡한 슛이 이운재의 손에 걸린 것.
어이없이 약하게 공을 찬 김병지는 “골키퍼의 움직임을 보고 차려했는데 움직임이 없어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이운재는 “대표팀에 함께 있을 때 병지 형의 페널티킥을 많이 봤기 때문에 미리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원=김상호 기자 hyangsan@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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