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차례 전북 무주지역을 실사한 국제스키연맹(FIS)은 15일 대한스키협회에 공문을 보내 “덕유산의 스키 코스 개발을 위해선 과도한 지형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국제 환경 기준에 따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과 강원은 3년 전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는 평창에 양보하는 대신 2014년은 무주가 우선권을 갖는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그 전제조건인 국제 시설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합의는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한계수 전북 정무부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FIS의 결정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 FIS가 밝힌 무주의 부적격 사유
표고차가 750∼800m에 불과한 덕유산은 몇몇 지형만 경기 코스로 개발될 수 있으며 이마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지 않다. 활강 및 슈퍼대회전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슬로프 폭을 확보하려면 지형의 과도한 훼손이 예상된다. 따라서 동계올림픽은 물론 세계선수권, 월드컵 같은 주요 대회를 유치할 시설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다.
● 전북의 반발
전북은 “FIS의 실사는 시설기준에 관한 검증인데 보고서에 이 내용은 없고 환경적 영향에 대한 검증만 있다.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강원도가 계획 중인 가리왕산 중봉의 활강코스 역시 환경 훼손이 불가피한데 전북만 어긋난다고 한 것은 공정치 못한 평가”라며 추이를 지켜본 뒤 대응해 나갈 계획.
● 앞으로 어떻게 되나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21일 상임위원회, 29일 위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올해 안에 2014년 국내 후보도시 심의를 마무리할 예정. 대한체육회 이윤재 사무총장은 “FIS 보고서가 워낙 단호해 이 결정이 뒤집히거나 보류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상임위에서 보고서 문구를 둘러싼 전북의 문제제기가 받아들여질 경우 총회에서 표결도 예상된다.
2014년 동계올림픽은 유럽 9개국과 북미 1개국, 아시아 2개국 등 모두 12개 국가에서 유치전에 나선 상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7년 과테말라 총회에서 개최 도시를 최종 선정한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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