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극대륙 정상, 더 오를 곳이 없다.”
여성 산악인 오은선 씨(38·영원무역·수원대 산악부 OB)가 20일 오전 5시 12분(한국 시간) 남극대륙 최고봉 빈슨매시프 정상(4897m)에 우뚝 섰다. 오 씨는 이로써 2002년 8월 유럽 최고봉 엘브루스(5642m)를 시작으로 2년 4개월 만에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에 성공했다.
7대륙 최고봉 완등은 국내 여성 산악인으로는 처음이자 세계 여성 산악인으로는 13번째. 남성을 포함하면 허영호(1995년), 박영석(2002년)에 이어 국내 3번째다.
5일 후배 여성 산악인 김영미 씨(24·강릉대 산악부 OB)와 함께 원정길에 나선 오 씨는 악천후 때문에 러시아 일류신 수송기편으로 열흘 뒤인 15일에야 남극대륙 패트리엇힐에 도착해 다음 날 해발 22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정상 도전에 나섰다.
18일 캠프1(3000m)에 이어 하이캠프(4000m)를 구축한 오 씨와 김 씨는 19일 오후 10시 정상 공격에 나서 7시간 12분 만에 빈슨매시프 정상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하이캠프에 머물고 있는 오 씨는 위성전화 통화에서 “나와의 약속을 지켜 너무 기분이 좋다”며 “내년엔 K2(8611m) 여성등반대를 꾸리고 싶다”고 밝혔다.
오 씨는 올해에만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 단독 등정을 비롯해 5개 대륙 최고봉에 올랐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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