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프로농구 용병부인 3인 낯선 한국생활을 말하다

  • 입력 2004년 12월 21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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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에 열중하고 있는 KTF 게이브 미나케의 부인 르네아와 15개월 된 아들 모두벰. 미나케는 올 시즌 가장 많은 10개의 테크니컬파울을 받은 악동이지만 집에선 순한 양이 된다고. 사진 제공 KBL
응원에 열중하고 있는 KTF 게이브 미나케의 부인 르네아와 15개월 된 아들 모두벰. 미나케는 올 시즌 가장 많은 10개의 테크니컬파울을 받은 악동이지만 집에선 순한 양이 된다고. 사진 제공 KBL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타향. 안살림 챙기다 보면 짧은 하루해가 더욱 짧다. 남편 내조하고 아이 돌보는 일에는 동서양이 따로 없다. 로농구 외국인선수 부인들 얘기다. 2년 연속 뛰고 있는 특급 용병 찰스 민렌드(KCC)와 앨버트 화이트(전자랜드), KTF 돌풍 주역 게이브 미나케 부인의 한국 생활을 가상 방담으로 꾸며봤다.》

▽르네아 미나케(24·이하 르네아)=두 분은 두 번째 시즌이라 한결 지내시기 편하겠네요.

▽케이샤 화이트(25·이하 게이샤)=시장보고 집안일 하는 데 익숙해졌죠. 가게 가면 물건 값도 깎고 이웃들과도 눈인사를 나눌 정도예요.

▽트레이시 민렌드(32·이하 트레이시)=미국 남부에서 살다 왔는데 한국에서 처음 눈을 본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KTF 미나케

▽르네아=전 콩고 출신이고 남편은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났는데 미국 집은 사막지대인 휴스턴에 있어요. 그래서 한국 추위가 낯설고 15개월 된 애가 한 달째 감기에 걸려 있어 걱정이에요.

▽트레이시=애들 교육 문제가 고민이에요. 여덟 살 된 큰 딸을 비롯해 애가 셋이거든요. 집에서 직접 가르치고 있어요. 앞으로 태권도와 수영 학원에 보낼 생각입니다.

▽케이샤=쉴 땐 주로 뭐하세요? 우린 공원 산책을 하거나 이태원에서 쇼핑을 해요. 돌솥야채비빔밥이 아주 맛있어요. 갖가지 밑반찬, 귀여운 그릇들을 보면 즐겁죠. 요즘은 헬스장을 알아보고 있어요.

▽트레이시=이태원에서 물건을 사거나 주위의 볼거리를 찾아다니는데 경복궁이 인상적이었답니다.

▽르네아=어디 가면 한국 사람들이 귀엽다며 우리 애를 너무 만져 신경이 날카로워져요. 한국인들은 아기 사랑이 유별난 것 같아요.

전자랜드 앨버트 화이트의 부인 케이샤(맨 뒤)와 큰 딸 니저, 막내아들 나이조. 전업주부인 케이샤는 가게에 물건 사러 가서 깎아달라고 말할 만큼 한국 아줌마가 다 됐다. 사진 제공 전자랜드

▽케이샤=저도 그랬어요. 한국인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정이 많아요. 처음엔 저도 그런 관심이 어색했지만 이젠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생각해요.

▽르네아=한국 부부들은 애정 표현이 약해 보여요. 길거리에서 키스도 안하고 포옹하는 모습도 별로 볼 수 없거든요. 농구 선수들은 거의 집에 안 들어가던데 그 부인들은 어떻게 참고 결혼생활을 하는지 신통해요.

▽트레이시=남편이 집안일도 잘 돕나요? 우린 청소 빨래 설거지를 분담하거든요.

▽케이샤=청소할 때 아이들을 봐주는 정도예요. 게이브는 코트에서는 다혈질이지만 집에서는 공처가로 유명하던데….

약사 출신인 찰스 민렌드(KCC)는 간호사로 일하는 부인 트레이시(맨 뒤)와 세 자녀가 늘 곁에 있어 든든하다고. 트레이시는 아이들의 교육 문제가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진 제공 KCC

▽르네아=총각 때 3년 동안 결혼해달라고 저를 쫓아다녔거든요. 저를 위해 모든 걸 다해줘요. 경기할 땐 야수처럼 보여도 코트 밖에선 신사랍니다. 전 남편에게 힘내라고 나이지리아 음식인 염소 수프를 끓여 주지요.

▽케이샤=저녁에 집에 오면 남편이 좋아하는 치즈 스파게티나 스테이크를 주로 하는 데 맛있게 먹는 걸 보면 흐뭇해요.

▽모두 함께=남편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뛰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똑같겠지요. 크리스마스도 얼마 안 남았네요. 남편 아이들 동반해서 다같이 한번 만나죠.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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