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내린 눈에 스노보드 에지가 파고드는 날카로운 금속음이 경쾌하게 들렸다.
치열한 레이스에서 이긴 선수들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했고 패한 선수들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엔 악수와 포옹을 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신세대들에겐 스포츠맨십도 남달랐다.
KTF컵 제1회 전국 스노보드 선수권대회(동아일보 주최, 서울시스키협회 주관, KTF 협찬) 이틀째 경기가 펼쳐진 7일 용평스키장 메가그린슬로프. 첫날 대회전과 달리 이날 경기에선 2명의 선수가 동시에 활강하는 평행대회전(PGS)이 펼쳐져 박진감을 더했다.
1 대 1 토너먼트인 평행대회전은 1차시기를 통해 차이가 난 기록만큼 2차시기에선 상대에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식. 1차시기에서 A가 29초, B가 30초에 통과했다면 2차시기에선 B의 기문을 1초 늦게 열어줘 B에게 페널티를 준다. 1차시기에서 기록차가 1.5초 이상이면 2차시기에선 최대 1.5초까지만 지연 출발시킨다. 이런 방식으로 2차 레이스에서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는 선수가 이기게 된다.
이날 열린 남자부 32강전에선 국가대표 윤동혁 지명곤 등이 무난하게 16강에 올랐고 여자부 경기에선 조태정을 비롯해 국가대표 신다혜와 김지은 최윤영이 4강에 진출했다. 최종일인 8일엔 남녀 우승자가 가려진다.
평창=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 스노보드 기술은
알파인 스노보드의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드리프트 턴(Drift Turn)과 카빙 턴(Carving Turn), 스윙 앤드 글라이드(Swing and Glide)다.
에지(보드 양측면의 날)를 쓰지 않고 보드의 판(플레이트)을 사용해 미끄러져 내려가는 게 드리프트턴(사진 1). 방향전환은 테일(보드의 뒤쪽 끝)을 움직여서 하며 스피드를 컨트롤할 수 있다.
사진 2처럼 플레이트가 아닌 에지로만 사이드 커브를 만들어 미끄러져 내려가는 게 카빙 턴. 날로만 타기 때문에 스피드를 높일 수 있는 고급 기술이다.
스윙 앤드 글라이드는 드리프트 턴과 카빙 턴을 혼합한 기술. 회전할 때 반원의 3분의 1 또는 3분의 2 정도는 드리프트 턴으로 내려가지만 턴의 중간부터는 카빙으로 전환한다.
사진 3의 비텔리 턴(Vitelli Turn)은 프랑스의 비텔리가 개발한 턴으로 가속이 붙은 상태에서 눈 위에 눕듯이 턴을 구사하는 ‘폼나는’ 기술이다.
평창=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시범=윤동혁 (스노보드 국가대표· 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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