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사태는 기자도 처음 겪는 메가톤급 오보였다. 양키스 구단 관계자가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속보 경쟁 때문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등록되지도 않은 비공인 에이전트의 말만 믿고 기사를 작성한 결과였다.
야구기사에서 오보는 이번뿐이 아니다. 본지의 경우는 아니었지만 최근에 나온 크고 작은 오보만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지난달 초 ESPN의 대표 칼럼니스트인 피터 개몬스 씨가 게재한 랜디 존슨의 양키스 이적 확정 보도가 AP통신의 로널드 블럼 씨에 의해 몇 시간 만에 뒤집어진 것은 특정 언론의 앞서간 보도 행태. 개몬스로선 양키스가 존슨 영입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음을 알렸고 뒤늦게라도 트레이드가 성사돼 면피는 한 셈.
관계 기관의 실수 때문에 오보가 된 경우도 있었다. 니칸스포츠의 인터넷 기록원이 지난해 4월 이승엽이 터뜨린 일본 진출 첫 홈런의 비거리를 115m라고 표기해 벌어진 촌극이 대표적인 경우. 다행히 이 홈런은 공이 주차장에 세워둔 승용차 유리창에 구멍을 내는 바람에 실측이 가능해 나중에 150m로 정정됐다. 의도적으로 기획된 ‘만우절 오보’도 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1985년 ‘메츠가 시속 168마일의 광속구를 던지는 괴물 투수를 영입했는데 도루를 허용하는 야구규정이 힌두교 율법에 맞지 않아 그가 은퇴했다’는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다. 투수의 이름은 시드 핀치. 그러나 핀치는 다름 아닌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이름이었다.
취재 경쟁을 하다 보면 오보는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구대성 건은 국내의 모든 언론이 정보의 확실한 맥을 캐지 못한 채 특정인의 혀에 무더기로 놀아난 것이어서 더욱 입맛이 쓰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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