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배구 고참 선수들 프로행 거부

‘프로가 싫어요.’

프로배구 원년리그를 앞두고 2005V리그 시범경기가 막을 올린 25일 용인실내체육관. 삼성화재와의 경기에 나선 LG화재 선수단엔 주축선수인 김성채와 구준회가 빠져 있었다. 올해로 입단 13년차인 김성채와 9년차인 구준회가 프로 동참을 거부했기 때문.

선수난에 허덕이는 LG화재는 다른 구단에 드래프트 순위조정을 요구하는 등 선수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터. 그런데도 이들은 왜 프로행을 거부하고 있을까.

무엇보다 프로선수의 대우가 실업시절보다 훨씬 나빠질 전망이기 때문. LG화재는 입사 9년차부터 퇴직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데 프로선수가 될 경우 회사를 퇴직한 뒤 계약직으로 신분이 전환돼 더 이상의 퇴직금 누진혜택을 누릴 수 없다.

또 현재 과장급 대우를 받는 이들은 이미 프로선수 평균연봉( 649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데다 남은 선수생명도 1∼2년에 불과해 소득 감소를 무릅쓰고 프로에 동참할 명문을 찾지 못한 것.

이들의 행동에 다른 팀 일부 고참선수들도 가세할 움직임이다. 신영철 LG화재 감독은 “두 선수를 설득 중이지만 연봉이 선수들의 기대치와 차이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상호 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