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악수를 한 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처럼 거친 손은 처음. 겨울 훈련량을 짐작하게 했다. 이승엽 스스로도 “올겨울처럼 열심히 운동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만큼 이승엽이 품은 독기는 대단하다. 지난해 11월 중순 귀국한 뒤 모든 외부행사와 인터뷰를 사절한 채 고향 대구에서 운동에만 전념했다. 집 근처 스포츠센터에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강화 훈련에 중점을 뒀고 대구 영남대에서 타격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온 국민의 기대 속에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첫 해 타율 0.240(333타수 80안타)에 14홈런 50타점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안고 돌아왔으니 독기를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일본으로 떠나기 전 이승엽은 당당했다. “야구를 1년 하고 마는 게 아니지 않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겨울 훈련에서 ‘사부’인 박흥식 삼성 타격코치의 조언을 받아 타격 교정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이승엽은 “주위에선 스윙이 커서 일본 투수들의 공을 못 때렸다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스윙이 작아져 맞추는 데 급급하다 보니 좋은 타격이 안 나왔다. 올해엔 예전의 스윙으로 돌아가 강하고 세게 공을 때리겠다”고 했다.
그는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 교정 작업 중인 스윙을 더욱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올여름 ‘아빠’가 된다. 국내에 머무는 동안 그는 휴대전화에 “아빠, 힘내세요∼”란 깜찍한 아이 목소리를 멋울림(컬러링)으로 깔아놨었다. 올해 정말 자랑스러운 아빠가 될 수 있을까.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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