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야구 과거史 찾기’ 원로들 뭉쳤다

  • 입력 2005년 2월 3일 18시 15분


한국야구의 ‘산증인’격인 야구원로 5명. 왼쪽부터 김양중 박현식 신현철 어우홍 하일 씨. 이들은 “한국야구 100주년을 맞아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김미옥 기자
한국야구의 ‘산증인’격인 야구원로 5명. 왼쪽부터 김양중 박현식 신현철 어우홍 하일 씨. 이들은 “한국야구 100주년을 맞아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김미옥 기자
‘태양을 던지는 사나이’ 장태영(작고)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김양중(75), 삼미 슈퍼스타즈의 초대감독 박현식(76), 1982년 사령탑으로 세계야구선수권 우승을 일궜던 어우홍(74), ‘야구 기록의 원조’ 신현철(80), 대한야구협회를 이끌었던 하일(61)….

한국야구의 ‘산증인’이나 다름없는 원로 5명이 3일 대한야구협회에서 자리를 함께했다. 야구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릴 이들이 모인 이유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가 한국야구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 중인 박물관 건립 자료수집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박 씨는 “선배들은 다 돌아가시고 유물들도 제대로 찾을 수가 없다. 약간 늦었지만 우리들이라도 나서서 박물관에 내놓을 만한 소중한 자료들을 모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삼미의 초대감독이었던 그는 지난해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을 보고 감회에 젖기도 했다고. 그는 “당시 왼손투수가 없어 삼미특수강 직장야구팀 투수였던 감사용을 계약금 없이 연봉만 주고 뽑았다”고 회고했다.

김 씨는 광주서중(현 광주일고)에 다니던 1940년대 말 경남고 장태영 씨와 쌍벽을 이뤘던 투수. 1949년 청룡기 결승에서 장 씨와 맞대결해 2-1로 이겼다. 장 씨는 고교 3년간 37승1패를 기록했는데 그 1패가 바로 김 씨에게 진 것이었다.

김 씨는 “우리가 고교, 실업 생활을 할 때만 해도 야구에 대한 정열과 순수함이 있었는데 요즘 선수들은 끈기가 없고 돈에 너무 민감한 것 같다”고 후배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전직 KBO 사무총장이었던 이호헌 씨와 함께 일본 기록을 변형해 국내 야구 기록법을 개발했던 신 씨는 “KBO가 한국야구사 편찬 등 뜻있는 일에 많이 앞장서는 것 같아 반갑다. 선배들이 희생해 오늘날의 한국야구가 정착한 것 아니겠느냐”며 “앞으로도 자주 모여 과거를 찾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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