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14분 이집트의 압델 나비에게 허용한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올해 들어 모두 4차례의 평가전(2무2패)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쿠웨이트전을 맞는 부담을 안게 됐다. 역대 이집트전 전적은 15전 5승6무4패.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21위)보다 뒤처지는 이집트(33위)는 쿠웨이트(55위)와 비슷한 플레이를 구사하는 팀으로 모의고사 상대로는 최적 상대.
하지만 최근 FIFA 홈페이지에서 한국축구의 최대 약점으로 수비 불안을 꼽았듯 이날도 역시 수비가 문제였다. 한국은 수비조직력 보완을 위해 부상에서 갓 회복한 ‘맏형’ 유상철까지 선발 투입했지만 상대의 스루패스를 통한 2선 침투에 스리백 라인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전반 14분 측면 수비가 무너지며 이집트에 한 골을 허용하는 데 그쳤지만 전반 5분 유상철의 볼 처리 실수로 단독 찬스를 허용했고 15분과 27분에도 결정적 실점 찬스를 잇달아 내줬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압박이 전혀 안 돼 개인기 좋은 이집트에 뚫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고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전술적인 조직력이 부족하고 약속된 플레이도 안 보인다”며 감독의 전술 부재를 지적했다.
공격도 정확성과 날카로움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 전반 이천수-이동국-정경호 스리톱을 투입하고도 기회를 잡지 못하던 한국은 후반 10분 김남일이 상대 수비벽을 허무는 스루패스를 이천수에게 연결했지만 이천수가 날린 슛은 각도가 너무 꺾이며 골대 옆으로 흘렀다.
한국은 이어 종료 6분을 남기고 조재진이 김두현의 패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히며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장 이래 최소인 1만654명의 관중이 경기를 지켜봤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김상호 기자 hyangsan@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한국-이집트 감독의 말▼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 감독=전반전엔 ‘시동’이 늦게 걸렸다. 수비라인과 미드필드에서 상대 공격수에 대한 마크가 잘 이뤄지지 않았고 플레이 속도도 느렸다. 후반전에는 압박 수비가 잘 이뤄졌고 플레이도 빨라지면서 공격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
우리 선수들은 체력조건과 개인기가 좋은 이집트 선수들에 비해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다. 2, 3일 이내에 9일 쿠웨이트전에 나갈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겠다.
▽하산 셰하타 이집트 감독=한국도 우리도 좋은 경기를 했다. 이집트 선수들은 이틀 전 한국에 도착해 여독이 있을 텐데도 매우 잘해 줘 만족한다.
한국에 한 골을 빼앗은 것은 한국 수비의 실수라기보다 우리가 그동안 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해 훈련하고 준비했던 전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은 쿠웨이트를 이기려면 좀 더 수비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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