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42·골드윈코리아 이사·동국대산악부 OB) 탐험대장이 이끄는 북극점 원정대가 영하 40도의 혹한이 몰아치는 캐나다 극지방인 콘왈리스섬 레졸루트만(북위 74도42분 서경 94도52분)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출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원정대가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여정만도 만만치 않았다. 24일 오후 대한항공편으로 출국한 원정대는 토론토(비행 13시간) 오타와(육로 5시간)를 거쳐 레졸루트(비행 6시간)에 2박3일만에 도착했다. 순수 이동 시간만 24시간.
27일 오전 4시(현지시간 26일 오후 2시) 시골 버스대합실 같이 초라한 레졸루트 공항에 도착했을 때 원정대원들을 맞이한 것은 다름 아닌 영하 30도에서 몰아치는 북극의 매서운 바람.
원정대원들은 도착하자마자 짐 정리를 하느라 식사할 시간도 없었다. 원정대가 가져온 장비와 식량은 32㎏씩 담은 배낭으로 59개, 여기에 썰매 4대 등을 더하면 2톤이 넘는다.
3월6일 워드헌트(북위 83도12분)에서 북극점을 향해 출발할 원정대가 북위 85도를 넘어서 중간보급을 받는 3월26일까지 1차로 썰매에 끌고 갈 짐은 탐험대원 4명 일인당 100㎏씩 총 400㎏. 저울로 일일이 재서 썰매에 담는 작업은 넣기 보다는 빼기 작업이다. 모두 다 필요해 보이는 장비 중에서 꼭 가져가야할 것만을 선택해야하기 때문. 장비 중에서 휴대용 스피커와 MP3가 제외되자 대원 중 유일한 20대인 정찬일 대원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원정대는 베이스캠프를 차린 지 3일째인 지난 2일 본격적으로 현지적응훈련에 들어갔다. 영하 37도에 거센 바람으로 체감온도 54도라는 캐나다 기상청의 기상통보가 있었지만 꽁꽁 얼어붙은 북극 바다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혹했다. 썰매를 끈 지 채 5분도 안돼서 눈썹과 콧수염은 물론 모자에 단 라쿤 털까지 모두 얼어붙었다. 북극 원정의 최대 난관은 난빙과 리드. 3m 가량의 우뚝 솟은 얼음 언덕을 100㎏의 썰매를 끌고 힘겹게 오르니 대원들 얼굴에 땀이 비 오듯 쏟아졌고 난빙을 내려와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곧바로 얼어붙어 마치 얼음 동상처럼 됐다.
원정대는 출발 이틀 전인 4일 현지 적응 훈련을 한차례 더 가질 예정.
원정대는 5일 밤 7시30분(현지시간 5일 오전 4시30분) 경비행기 편으로 7시간 30분의 비행으로 6일 오전 3시 워드헌트섬(북위 83도12분)에 도착, 본격적인 북극점 도전을 시작한다.
레졸루트(캐나다)=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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