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마라톤]초반 오버페이스 기록엔 毒…이의수 관전평

  • 입력 2005년 3월 13일 18시 58분


오버페이스에 발목이 잡혔다. 출발 때 기온은 영하 4.4도, 습도 48%, 풍속 1.1m. 쌀쌀하기는 했지만 기록에 걸림돌이 될 만큼은 아니었다. 선수들의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5km 랩타임(구간 기록) 14분 46초를 시작으로 25km까지 1시간 14분 22초. 2003년 베를린마라톤에서 세계 최고기록(2시간 4분 55초)을 세운 폴 터갓(케냐)의 구간기록 1시간 14분 40초보다도 빨랐다.

하지만 초반에 너무 무리하다보니 30km 지점 이후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페이스메이커가 레이스 초반 5km당 14분 55초∼15분으로 끌어줘야 했는데 10초 정도 앞당긴 탓이다.

윌리엄 킵상이 35km 지점에서 일찌감치 1위를 굳힌 것도 기록 단축에는 악재였다. 독주 체제에 들어가면서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지 않은 것. 거트 타이스는 몸 상태가 좋아 보였으나 이 때문에 3연패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 25km 지점에서 서둘러 치고 나가더니 2위에 머물렀다.

여자부에서는 중국의 강세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저우춘슈가 시즌 최고인 2시간 23분 24초로 우승한 대목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국내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부진했다. 몇몇 스타에만 의존해온 탓도 있지만 먼저 5000m, 1만m를 뛰면서 스피드를 끌어올리지 않고 일찍부터 마라톤에만 매달리다 보니 기록 향상에 애를 먹고 있다.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의수 KBS해설위원·천안 백석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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