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에도 엘리트 선수 13명 중 7명이 한국 선수였으나 초반부터 중국 선수들의 스피드에 밀려 5km 지점을 통과할 때 모두 선두그룹에서 탈락했다. 최종순위는 오정희(삼성전자·2시간 31분 41초)의 6위가 최고.
한국 마라토너들의 스피드 부족은 마라톤의 기초가 되는 중장거리 부분을 소홀히 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장거리에서 스피드를 충분히 기른 뒤 마라톤에 도전해야 하는데 그 중간 과정을 생략해 버렸다는 것.
정하준 코오롱 감독은 “일본은 중고교 중장거리 선수가 3000명이나 되는데 한국은 그 10분의 1도 안 된다”며 “가장 기본이 되는 학교 체육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좋은 선수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은 “훈련 방법이나 시설은 과거에 비해 크게 좋아졌지만 요즘 선수들은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해 버린다”며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황규훈 대한육상경기연맹 전무는 “이봉주 이후 후계자를 길러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가능성이 엿보이는 젊은 중장거리 선수들이 2, 3년 후에야 마라톤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은 한국 마라톤의 침체기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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