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인천공항 입국장.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30일·서울월드컵경기장)에 출전하기 위해 3개월여 만에 귀국한 ‘차붐 주니어’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의 얼굴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이번 시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2부 리그에서 3골 6도움으로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일까.
차두리는 공식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출전이 6개월만이다. 지난해 9월 베트남과의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4경기 출장정지를 받았다. 징계는 26일 한국-사우디아라비아전을 끝으로 풀린다.
“요즘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나가서 차를 마시면 거의 공짜에요. 지나가는 팬들도 어깨를 두드려주며 ‘잘하고 있어’라고 격려해줍니다.”
아버지는 뭘 도와줄까. “아버지와는 축구얘기 잘 안해요. 하지만 평소 말없는 아버지가 칭찬해줄 때 너무 좋아요.” 차두리는 지난해 12월19일 독일과의 친선경기(한국 3-1승)가 끝난 뒤 아버지에게 칭찬을 들었단다. 이게 최근 들어 처음이자 마지막 칭찬이라고.
차두리의 ‘빡빡 머리 비밀’도 풀렸다. 이발소나 미용실에 가기 싫어 혼자 거울보고 깎다보니 빡빡이 됐다고. 이젠 경기 전 바리캉으로 머리를 밀지 않으면 불안한 징크스까지 생겼다.
매월 절반은 아들 두리를 위해 독일에서 생활하는 어머니 오은미 씨는 “두리가 혼자 사는 게 안쓰러워 ‘이젠 제발 결혼해라’고 해도 ‘엄마 조금만 더 괴롭히고 갈게요’라면서 피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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