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몸담고 있는 롯데 마린스와 신생팀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시즌 개막 두 번째 경기. 시구자로 나선 무라타 죠지는 55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시속 140km의 불같은 강속구를 던졌다. 그는 70,80년대 롯데의 에이스로 군림하며 21년간 통산 225승을 올렸고 올해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왕년의 슈퍼스타.
시구의 구속에 관한 기록은 없지만 분명히 이 부문 세계기록을 세웠을 무라타는 이례적으로 불펜에서 30개의 공을 던졌고 마운드에 올라서도 3차례 연습 투구를 했다. 방심한 상태로 타석에 섰던 라쿠텐 톱타자 세키가와는 무라타의 공이 눈 깜짝할 사이에 포수 미트로 빨려들자 방망이도 내밀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이 광경을 지켜본 롯데의 홈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무라타가 환갑이 다된 나이에도 강속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일본에는 2001년 겨울 마스터스리그란 게 생겼다. 바로 은퇴선수들의 무대다. 비 시즌 기간 야구에 목마른 팬들을 상대로 흘러간 스타들이 다시 모여 예전의 기량을 뽐내는 이벤트성 대회다. 무라타는 이 리그에서 도쿄 드림스란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중이다.
국내에도 야구도입 100주년을 맞아 이런 대회 하나쯤 만들 성도 싶지만 아직은 꿈같은 얘기. 비 시즌인 겨울에 경기를 하려면 돔 구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언 손을 입김으로 녹여가며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명예의 전당 지을 곳이 없어 야구회관을 임시 장소로 생각해야 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돔 구장 건립 필요성이 다시 한번 절실해 보인다.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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