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朴英碩·42·골드윈코리아 이사·동국대 산악부 OB) 대장이 이끄는 북극점 원정대가 드디어 북위 89도를 넘어섰다. 북극까지 앞으로 남은 거리는 99.37km.
박 대장과 홍성택(洪成澤·39) 오희준(吳熙俊·35) 정찬일(鄭贊一·25) 대원으로 구성된 원정대는 27일 11시간 45분을 쉬지 않고 걸어 25.87km를 전진했다.
현재 위치는 북위 89도 6분 349, 서경 66도 24분 468. 전체 직선거리 772.12km의 87%인 672.75km를 소화한 원정대는 현재 속도라면 다음 달 1일 북극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9일 북위 83도 3분 090에 있는 캐나다 워드헌트 섬을 출발한 뒤 이날로 원정 50일째를 맞은 북극점 원정대(주최 동국대 박영석세계탐험협회, 후원 동아일보사 LG화재 엔씨소프트 노스페이스 SBS)는 그동안 혹한과 눈보라를 동반한 강풍인 블리자드 속에서 사투를 벌여 왔다.
얼음판이 서로 부딪쳐 생긴 얼음산인 난빙과 얼음이 갈라져 바닷물이 드러난 리드(lead)의 방해가 거셌기 때문.
현재 대원 전원이 손발과 얼굴 등에 동상을 입은 상태이며 최근에는 강한 자외선에 오래 노출된 후유증으로 설맹(雪盲)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
올해 북극점 도보 탐험에 도전하는 각국 원정대는 모두 7개 팀. 이 가운데 4개 팀이 원정에 들어갔으나 3개 팀은 중도 포기했고 박영석 원정대만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북위 88도까지 원정대를 괴롭혔던 난빙은 크게 줄어 원정대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 그러나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상승하면서 늘어난 리드가 원정 속도의 변수.
박 대장은 이번 북극점 원정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4좌 완등과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 남북극과 에베레스트를 일컫는 지구 3극점을 모두 밟는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레졸루트=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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