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박주영 3경기 ‘골 폭풍’

  • 입력 2005년 4월 28일 0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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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의 박주영(왼쪽)이 광주 상무 수비수를 따돌리고 슈팅을 하고 있다. 박주영은 1골을 추가해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시즌 5골로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광주=연합
FC 서울의 박주영(왼쪽)이 광주 상무 수비수를 따돌리고 슈팅을 하고 있다. 박주영은 1골을 추가해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시즌 5골로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광주=연합
‘축구천재’ 박주영(20·FC 서울).

그는 ‘바람’이었다. 수비진을 눈 깜빡할 사이에 통과하는 스피드와 순발력. 전담 마크맨이 온몸을 던져도 부드럽게 밀쳐내는 유연성. 찬스에서는 매섭게 날리는 슈팅까지.

2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 2005’ 서울 대 광주 상무의 경기는 박주영의 천재성이 그대로 드러난 한판이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김은중의 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광주 수비수 손승준을 제치며 30여 m를 치고 들어가 골 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17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24일 대전 시티즌전에 이어 3경기 연속 골. 지난달 9일 대구 FC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뒤 8경기에서 5골의 경이적인 득점 행진이다. 박주영은 프로 2년 차인 김진용(울산 현대·6골)에 이어 노나또(서울), 산드로(대구 FC)와 함께 득점랭킹 공동 2위에 올랐다.

서울은 박주영의 선제골에 이어 전반 36분 포르투갈 용병 히칼도가 35m짜리 프리킥을 골로 성공시켜 2-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4승 1무 4패(승점 13)를 기록해 8위에서 5위로 뛰어 올랐다.

박주영의 위력은 내로라하는 역대 골잡이들보다도 탁월하다. 이날까지 1경기 평균 0.62골. 축구대표팀의 주전 골게터로 활약 중인 이동국(포항 스틸러스)이 1998년 프로 첫 해에 24경기에서 11골을 터뜨려 1경기 평균 0.45골, 안정환(요코하마 마리노스)이 부산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한 1998년 33경기에서 13골로 평균 0.39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가공할 만한 득점력이다.

이날 광주월드컵경기장에는 2만1307명의 축구팬들이 들어와 올 시즌 홈경기 최다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올 시즌 들어 지난 4번의 홈경기 총관중이 2만3648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박주영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박주영은 “움직이는 상황에서 제때에 볼이 투입돼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올 시즌 신인왕과 득점왕 욕심을 부리지는 않지만 열심히 하면 따라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부천 SK전에서는 김진용이 2골을 몰아넣은 울산이 2-1로 승리했다. 울산은 무패(4승 5무)를 달리며 3위에서 선두로 뛰어올랐다. 부천은 4승 2무 3패로 4위.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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