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몬테네그로 출신인 ‘바람의 아들’ 마니치(32·인천 유나이티드)가 ‘마니산’이란 이름의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는 29일 “마니치의 귀화 신청이 받아들여져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음을 알리는 통지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마니치는 2000년 신의손(샤리체프·FC 서울), 2003년 이성남(데니스·성남 일화·이상 러시아 출신), 2004년 이싸빅(싸빅·성남일화·크로아티아)에 이어 축구 선수로는 네 번째 귀화 선수가 됐다.
마니치는 앞으로 6개월 안에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대사관에 국적 포기 신청서를 제출하면 귀화에 따른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이 마니치의 이름과 비슷하다는 점을 착안해 그에게 ‘마니산’이라는 한국명을 붙여 줬다.
외국인이 귀화하려면 성인으로서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해야 하며 생계 능력을 갖춰야 한다. 마니치는 8시즌째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어 귀화에 필요한 조건이 충족된 상태.
마니치의 귀화는 1996년 부산 대우 시절 그를 K리그에 영입했던 안종복(당시 대우 단장) 인천 단장의 힘이 컸다.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인 안 단장이 “8년을 한국에서 살았는데 이제 한국인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의하자 김치와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한국에 애정이 깊었던 마니치도 흔쾌히 귀화를 결정했다고. 부인 마야(33) 씨와 세 딸(나탈리아·12, 카타리나·9, 알렉산드라·7)도 이젠 한국 사람이 다 됐단다.
마니치는 1996년 한국에 와 8시즌 동안 194경기에 출전해 60골 3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1997년엔 부산 대우를 전관왕으로 이끌었다. 마니치의 귀화로 인천은 외국인 용병을 한 명 더 뽑을 수 있어 전력 운용에서도 여유를 갖게 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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