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을 마주 보고 선 두 명은 세계랭킹 1위 장이닝(23)과 동료 궈얀(22·세계 8위). 장이닝은 이미 지난해 아테네올림픽 단, 복식을 제패한 중국의 탁구 여왕인 반면 궈얀은 세계선수권 타이틀에 첫 도전하는 신예.
8강전까지 5경기에서 무실세트 행진을 벌였던 장이닝은 결승에서 궈얀에게 첫 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세트스코어 2-2에서 예리한 대각선 공격과 재치 있는 네트플레이로 5, 6세트를 내리 따내며 4-2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장이닝은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 단식 결승에서 1인자였던 선배 왕난(세계2위·중국)을 꺾고 우승한 뒤 지난해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까지 단일 종목(단식)에서 모두 우승해 ‘탁구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한국 여자 선수 중에는 현정화 대표팀 코치가 1987년 세계선수권, 1988 서울올림픽, 1990년 베이징아시아경기 복식을 제패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었다.
오른손 셰이크핸드 전형으로 빠른 공격전환과 침착한 경기 운영이 발군인 장이닝은 그 동안 세계선수권대회와는 인연이 멀었다. 2001년 오사카 대회 준결승과 2003년 파리 대회 결승에서 모두 왕난에게 패했던 것. 왕난은 이번 대회 단식 32강전에서 한국의 문현정(삼성생명)에게 져 탈락했다.
167cm, 52kg의 군살 없는 몸매에 앳된 얼굴의 장이닝은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 덕분에 어깨 부상과 부담을 떨치고 세계선수권대회 첫 타이틀을 딸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4강에 올랐던 오상은(28·KT&G)은 6일 세계 최강 왕리친(중국)과의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1-4로 져 동메달에 그쳤다.
한국 남자 탁구 사상 세계선수권 단식에서 메달을 딴 것은 김택수 대표팀 코치(1991년 지바대회 동메달)와 주세혁(2003년 파리대회 은메달)에 이어 3번째.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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