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 “3만 롯데팬께 죄송”

“잘했어”
‘적지에서의 하이 파이브.’ 두산 황윤성이 13일 롯데의 홈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2회 투런 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이날 사직구장에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평일 만원 관중이 들었으나 승리는 두산의 몫이었다. 부산=연합

서울 토박이인 롯데 정수근(28)은 고졸 신인으로 OB(현 두산)에서 뛰던 1995년 사직구장을 잊을 수 없다. 당시 그는 부산의 야구 열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관중석은 늘 팬으로 넘쳐났고 야구장은 함성이 메아리쳤다. 정수근은 롯데와의 한국시리즈에서 OB의 우승 주역이었다.

그로부터 10년 세월이 흘러 사직구장은 다시 구름 관중으로 들썩거리고 있다. 4년 연속 꼴찌 롯데가 어엿한 3강을 형성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13일 두산과의 경기에는 1995년 8월 9일 해태(현 기아)전 이후 10년 만에 평일 경기로는 처음으로 만원(3만 명) 관중이 모였다. 전 구장을 통틀어 평일 만원 관중은 1997년 9월 11일 LG와 해태의 잠실경기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롯데 팬들은 경기 초반 일찌감치 두산으로 승부가 기울었어도 “부산 갈∼매기”를 부르며 신문지를 찢어 흔드는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두산은 선발 박명환의 호투와 2회 황윤성의 2점 홈런에 힘입어 9-1로 크게 이겼다. 6과 3분의 1이닝 동안 탈삼진 5개에 1실점으로 잘 던진 박명환은 롯데전 5연승과 시즌 5승을 챙겼다.

잠실에선 LG가 기아를 9-2로 누르고 5연패 뒤 5연승을 달렸다.

삼성과 현대가 맞붙은 수원구장은 2-2 동점이던 4회말 2사 후 조명탑 고장으로 암흑천지로 변하면서 22분 동안 경기가 중단돼 팬들의 원성을 샀다. 현대 이숭용은 1회 2점 아치를 그려 시즌 10호로 홈런 단독 선두. 삼성은 5-3으로 역전승하며 단독 선두를 지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