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실책으로 선제골을 내줬다는 자책 때문. 박동혁은 당시 미드필드에서 넘어온 볼을 헤딩으로 골키퍼에게 보내려다가 상대에게 볼을 뺏겼고 이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관중석에 있는 영화배우 수애를 보려다 실수한 것 아니냐'는 등 인신공격성 비난을 퍼붓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동혁을 욕하지 말자'는 동정론은 소수 의견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0대2로 진 3월26일 경기에서 수비수로 뛰었던 박재홍(27·전남)이 이들의 비난에 홈페이지를 폐쇄할 정도로 고통을 받은 것과 비슷한 경우다.
한마디로 수비수의 비애를 박동혁이 겪고 있는 것이다. 수비수는 89분을 잘 뛰다 단 한번의 실수로 역적이 된다. 89분을 망치고 있다 한 골만 넣으면 영웅이 되는 공격수와 정반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졸전을 벌이던 한국에 종료 직전 동점골을 선사한 박주영이 국민 영웅이 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전문가들은 "축구는 11명이 하는 것이지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박동혁이 결정적인 실수를 한 건 사실이지만 이는 전체적인 수비 라인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얘기. 미드필드와의 조직 플레이의 부재도 원인이다. 이는 역으로 박주영의 골은 김두현(23·수원)과 정경호(22·상무)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겨도 본전, 패하면 모든 책임을 감당해야하는 수비수들. 격려의 박수가 절실한 때다.
쿠웨이트=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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