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거듭된 부진에 누구보다 아버지 박준철(54) 씨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열세 살 난 어린 딸에게 처음 골프채를 쥐어줬고 세계 정상으로 이끈 박세리의 ‘영원한 스승’ 박준철 씨.
미국에서 두 달 가까이 딸을 돌보다 지난주 귀국한 박 씨는 “세리의 문제는 마음속에 있다.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박세리 2005시즌 성적 (8일) | ||
구분 | 기록 | 순위 |
톱10 | 0 | - |
최고성적 | 27위 | - |
상금 | 2만6311달러 | 107위 |
버디 | 49개 | 128위 |
평균타수 | 74.75타 | 136위 |
페어웨이 안착률 | 52.1% | 154위 |
그린 적중률 | 56.5% | 126위 |
평균 퍼팅수 | 29.59개 | 51위 |
“처음 겪는 일이라 큰 혼란에 빠졌고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있어요.”
7개 대회를 지켜본 박 씨에 따르면 박세리의 스윙에는 별 이상이 없다고. 완벽하게 잘 쳤는데 공이 의도한 대로 안 갈 경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무너진다는 것이다.
예전엔 한 홀을 망치더라도 다음 홀에선 잊어버리고 만회를 했는데 요즘은 미스 샷을 내면 3, 4홀씩 그 영향을 받아 흔들린단다.
마음고생이 심해지면서 박세리는 입술이 자주 부르트고 몸무게도 7kg이나 빠졌다.
“식당에 가면 평소에는 요리를 4, 5가지 시켜놓고 잘 먹었거든요. 요즘은 소화가 안돼 밥도 뜨는 둥 마는 둥 하더군요.”
올해 들어 8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한 박세리는 9일 밤 미국 헤버디그레이스의 불록GC에서 개막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박세리가 미국 진출 첫해인 1998년 난조에 시달리다 국내 복귀의 기로에서 값진 첫 우승을 따낸 데 이어 2002년에 다시 정상에 올라 인연이 깊다.
8일 프로암대회에서 보기 없이 2언더파를 기록한 박세리는 국제전화로 아버지에게 “발전을 위한 시련을 달게 받겠다”며 “올 시즌 큰 욕심 없이 마음을 비우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시즌 7개 대회에서 5승을 거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사상 첫 ‘단일 시즌 그랜드슬램’을 향한 두 번째 관문에 도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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