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축구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게 된 ‘태극전사’ 박지성(24).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에서 뛰게 된 그는 22일 낮 인천공항에서 영국 런던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입단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박지성은 “무척 결정하기 힘들었는데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다”며 “한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그는 쟁쟁한 스타플레이어들과의 주전 경쟁에 대해서는 “내가 가진 장점을 보여주면 경기장에 나갈 기회는 많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 “거스 히딩크 감독이 전화 통화에서 ‘가서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해줬다”고 전했다.
박지성의 에이전트인 FS코퍼레이션은 이날 맨체스터와 박지성의 원소속구단인 PSV 아인트호벤이 이적료 600만 유로(약 73억8000만 원)로 이적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지성의 계약기간은 2005∼2006 시즌부터 2008∼2009 시즌까지 4년. 비공개가 원칙인 연봉은 200만 파운드(약 37억 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은 23일 구단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26일 일시 귀국했다가 휴식을 취한 뒤 7월 초 맨체스터의 프리시즌 트레이닝에 합류해 공식 입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더벅머리에 여드름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는 얼굴. 순박한 시골 청년 모습의 박지성은 평범한 체구(175cm, 70kg)에 평발이라는 축구 선수로는 최악의 조건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타고난 성실성과 노력으로 악조건을 극복하고 월드스타에 등극했다.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지성은 수원 산남초등학교 3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그가 얼마나 순박하고 성실한지를 보여주는 일화 한 가지. 박지성이 초등학교 시절이던 어느 날 코치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팔굽혀펴기를 하라는 지시를 하고 사라졌다. 시간이 지나도 코치가 돌아오지 않자 다른 선수들은 분위기를 파악하고 집으로 다 돌아갔다. 그러나 박지성의 부모는 밤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아들 걱정에 집을 나서야 했다. 학교까지 와보니 박지성은 그때까지 혼자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바른생활 청년’으로 성장한 그의 재능을 알아본 사람은 김희태 전 명지대 감독. 명지대에 입학한 박지성은 김 감독의 추천으로 허정무 현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했고 이후 서서히 두각을 나타냈다.
2002 한일월드컵 때 한국대표팀을 이끈 거스 히딩크 아인트호벤 감독은 그의 재능을 활짝 꽃피게 해줬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본선서 박지성에게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의 자리를 맡겼고 박지성은 포르투갈전에서 환상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의 16강행을 이끌며 활약했다.
인천=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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