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욱(39) 성남서고 감독은 제5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4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에 선수들이 혹시나 마음이 풀어질까 염려해서다.
창단된 지 8년밖에 되지 않은 데다 3학년 선수가 불과 2명뿐인 성남서고가 결승에 오른 것은 예상 밖이지만 홍 감독의 남다른 노력과 선수들의 피나는 훈련은 돌풍을 일으켰다.
성남시에서 운영하는 시립운동장을 눈치 보며 빌려 쓰는 열악한 여건이었지만 열기와 패기는 식을 줄 몰랐다.
대학진학과 프로팀 직행 등 향후 진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야구 명문고교에는 좋은 선수들이 몰리지만 ‘무명팀’이나 다름없는 성남서고는 선수 확보부터 큰 문제였다.
2년 전 부임한 홍 감독은 가능성 있는 선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중학교 대회가 열리는 곳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현재 야구부원 전원이 홍 감독의 스카우트로 성남서고에 오게 됐다.
‘한번 해보자’며 똘똘 뭉친 선수들은 타 학교 선수보다 두 배 가까운 매일 6시간의 강훈련을 소화했다.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포수 신민철(2년)은 그것도 모자라 잠자기 전에 300∼400회 스윙연습을 했다고. 그런 과정을 거쳐 성남서고는 조금씩 강팀으로 변모했다. 스카우트들은 성남서고가 내년에는 과연 어떤 전력을 보일지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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