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신들린 듯했다. 10일로 만 20세 생일을 맞은 ‘축구 천재’ 박주영(FC 서울). 특유의 천재적인 골 감각으로 자축포를 3개나 쏘아 올려 팬들을 열광시켰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 2005 FC 서울-포항 스틸러스 전. 박주영은 프로 데뷔 두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4-1 승리를 주도해 올 시즌 한 경기 최다를 기록한 4만8375명의 관중을 열광시켰다. 박주영은 정규리그 8골로 득점랭킹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컵 대회 6골을 포함해 14골로 올 시즌 종합 득점랭킹에서도 1위.
세 골 모두 천재적인 감각이 만들어냈다. 전반 15분. 박주영은 히칼도가 볼을 잡자 아크서클 쪽으로 내달렸다. 박주영의 마음을 읽은 히칼도는 센터라인에서 길게 볼을 띄웠고 박주영은 골지역 정면에서 수비수 산토스를 따돌리며 전진하는 포항 골키퍼 김병지의 허를 찌르는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축구 천재의 만 20세 생일 축포 첫 골은 이렇게 터졌다.
두 번째 골도 히칼도와의 합작품. 후반 16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던 박주영은 아크서클 쪽에 있는 히칼도에게 볼을 건네고 골지역 정면으로 내달렸고 히칼도가 절묘하게 로빙 패스한 것을 골지역 정면에서 골문을 등지고 받아 포항 수비수 오범석을 재치 있는 트래핑으로 제치고 또 다시 골을 터뜨렸다. 박주영은 후반 44분 히칼도가 띄워준 코너킥을 골지역 정면에서 머리로 받아 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날 박주영의 두 번째골은 어시스트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히칼도는 전반 32분 김은중의 골도 어시스트하는 등 3골을 도와 FC 서울의 ‘승리 도우미’로 명성을 굳혔다. 포항은 후반 25분 이정호가 만회골을 터뜨려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한편 K리그 전기리그 우승은 부산 아이파크가 차지했다. 부산은 홈경기에 대전 시티즌과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부산은 승점 25를 마크해 이날 성남 일화를 3-2로 꺾은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24)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전기리그 1위를 확정했다. 전기리그 우승팀은 플레이오프 4강 티켓을 획득하게 된다.
프로통산 8000호 골의 주인공은 울산 현대전에서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부천 SK의 김기형이 됐다. 하지만 팀이 2-3으로 패해 빛이 바랬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0일 전적 |
인 천 3-2 성 남 |
[골] 방승환(전28·도움=임중용)이준영(후10·도움=방승환)임중용(후47·PK·이상 인천)두두(후1)파브리시오(후37·이상 성남) |
울 산 3-2 부 천 |
[골] 마차도(전7·PK, 후39·도움=노정윤)김형범(후36·이상 울산)김길식(전17·도움=세지오)김기형(후2·도움=김길식·이상 부천) |
부 산 1-1 대 전 |
[골] 박성배(후16·PK·부산)김종현(후40·도움=강정훈·대전) |
서 울 4-1 포 항 |
[골] 박주영(전15·도움=히칼도, 후16, 후44·도움=히칼도)김은중(전32·도움=히칼도·이상 서울)이정호(후25·도움=황진성·포항) |
대 구 3-2 광 주 |
[골] 박정환(전7·도움=정윤성, 전14·PK·광주) 찌아고(전11·도움=산티아고, 후29·도움=김근철)남영열(전21·이상 대구) |
수 원 2-1 전 남 |
[골] 유상수(전14·PK·전남)안효연(전19)산드로(후26·도움=조원희·이상 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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