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에 집을 잃고 어린 나이에 생계를 거들어야 하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틈틈이 야구를 즐겼다. 가슴 속에 프로 선수의 꿈을 간직한 채….
그 소년이 마침내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별로 떠올랐다.
볼티모어의 유격수 미겔 테하다(29·사진).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그는 13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제76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공수에 걸친 눈부신 활약으로 아메리칸 올스타의 7-5 승리를 주도해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0-0이던 2회말 선제 솔로 홈런을 비롯해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수비에선 2차례 병살 처리하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쳤다.
지난해 올스타전 홈런더비 챔피언인 테하다는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와 개럿 앤더슨(LA 에인절스)에 이어 홈런 더비와 올스타전 MVP를 휩쓴 사상 3번째 선수가 됐다.
1997년 빅 리그에 데뷔해 오클랜드에서 뛰었던 그는 2002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고 지난해 6년 동안 7200만 달러의 조건으로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329(5위) 19홈런(7위) 62타점(10위).
1남 1녀를 둔 그는 지난해 볼티모어와 계약할 때 도미니카의 허리케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자선기금 조항을 포함시키며 조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테하다와 마크 테세이라(텍사스)의 홈런을 포함해 11안타를 퍼부은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는 이날 승리로 1997년부터 8연승(1무승부 포함)을 질주하며 내셔널리그 올스타를 압도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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