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의 용병 투수 다니엘 리오스(33). 21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그는 시원시원했다. 그는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기아 타이거즈에서 뛰었다. 2002년 기아에 첫발을 디딘 이래 3년 반 동안 ‘전라도 효자용병 이오수’라는 애칭을 들으며 활약했다.
2002년 14승 5패 13세이브(평균자책 3.14), 2003년 10승 13패(평균자책 3.82), 2004년 17승 8패(평균자책 2.87)로 공동 다승왕. 그러나 올해 들어 6승 9패(평균자책 5.09)로 하향곡선을 그리더니 최근 두산으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야구는 어디서든 다 똑같습니다. 기아구단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기아에 대해선 조금이라도 나쁜 말은 하기 싫습니다. 난 어디서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행히 19일 이적 후 첫 한화와의 경기에서 승리해 기분이 좋습니다.”
그는 2003년 188과 3분의 2이닝, 지난해 222와 3분의 2이닝(전체 1위)을 던졌을 정도로 투구수가 많다. 또한 한국 타자들도 이제 그의 볼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그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 아무리 많이 던져도 겨울에 푹 쉬면 괜찮다는 것. 또한 자신도 시간이 흐른 만큼 한국 타자들의 속성을 더 잘 안다는 것이다.
“타자에는 잘 맞히는 타자와 힘 있는 타자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거기에 따라 던지는 공도 달라야 합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해 왔기 때문에 시즌 막바지 체력이 바닥날 때쯤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리오스는 거의 한국인이 다 됐다. 한글도 척척 잘 읽고, 전라도 사투리로 “머여∼ 이잉∼”하기도 한다. 담양 대통밥에 “뿅 갔다”며 입맛을 다실 정도. 산낙지는 딱 질색이다. 지리산 무등산 거제도 등 안 가본 데가 없다. 한국을 알려면 제일 먼저 비무장지대(DMZ)부터 가봐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거기 가 보면 한국인들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이겨왔는지 가슴이 뭉클하단다. 3년 반 동안 자기 볼을 받아준 김상훈, 품격 있는 이종범, 앞으로 크게 될 김진우 등 기아 선수들에 대한 덕담이 줄줄이 이어진다. 좌우명은 ‘오늘이 마지막이고, 이 게임이 마지막이다’.
요즘 리오스는 22개월 된 딸의 재롱에 푹 빠져 있다.
김화성 스포츠전문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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