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맨체스터 박지성 후반3분 헤딩 쐐기골

달콤한 골맛
‘산소통’ 박지성(오른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이후 공식 경기 첫 골을 헤딩슛으로 장식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골 사냥을 시작한 박지성은 다음 달 개막되는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주전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베이징=연합

“박지성이 첫 골을 넣어 무척 기쁘다. 내가 박지성을 좋아하는 것은 그의 움직임과 돌파가 모두 훌륭하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이고 시즌 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명지도자’ 알렉스 퍼거슨(6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도 연방 웃음을 터뜨리며 박지성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24)이 두 번째 공식 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다.

26일 베이징 궁런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베이징 셴다이(현대)의 친선경기.

박지성은 후반 3분 포르투갈 대표 출신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중국 수비수들을 뚫고 골라인 오른쪽 깊이 들어가 띄워 준 센터링을 머리로 받아 골 망을 갈랐다. 박지성은 뤼트 반 니스텔로이가 수비수를 막고 들어가는 사이 빈 공간으로 들어가 골키퍼의 위치를 보면서 여유롭게 헤딩슛을 터뜨렸다.

전 세계 4000만 명 이상의 팬클럽 회원을 지니고 있다는 맨체스터에 입단한 후 첫 골. 이달 8일 공식 입단계약서에 사인하고 23일 홍콩전에 이어 나선 두 번째 공식 경기 만에 기록한 골이다.

조광래 전 FC 서울 감독은 “박지성이 팀 주전들과 충분히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퍼거슨 감독에게 당장이라도 라이언 긱스를 대체해 충분히 주전으로 뛸 수 있다는 믿음을 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지성은 이날 반 니스텔로이, 웨인 루니와 함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후반 15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될 때까지 그라운드를 좌우로 폭넓게 뛰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맨체스터는 전반 41분, 44분 폴 숄스가 연속 골을 터뜨리고 박지성이 추가골을 넣어 3-0으로 이겼다.

하지만 중국 팬들은 박지성이 골을 넣자 오히려 ‘우’ 하는 야유를 보내 한국에 대한 뼛속 깊은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톈푸신문’의 장원야 기자는 “중국인들이 박지성을 좋아하고 인기도 좋지만 동시에 한국 축구에 대해 강한 경쟁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