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남쪽 스탠드에 자리 잡은 북한 응원단 800여 명이 “조∼국통일” “우리는 하나다” 등을 외치며 파도타기 응원전을 펼치자 동참했다. 상대팀이 공격해 올 때면 “우” 하는 야유를 보내는 게 관례지만 북한과의 경기 내내 어떠한 야유도 보내지 않았다. 전북대 응원단 150명, ‘통일연대’ 산하 시민단체 회원 500여 명, 총련 원정 응원단 100여 명 등으로 구성된 북한 응원단이 대형 한반도기를 흔들며 흥을 북돋울 때는 박수를 치며 동참하기도 했다.
‘붉은 악마’ 회원 김민수(24·대전 대덕구 송촌동) 씨는 “한국팀을 응원하러 왔지만 통일을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지 않겠느냐”며 “한민족인 북한 선수들이 잘할 땐 절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이 세상에서 그 어느 종목보다도 내셔널리즘이 강한 축구. 하지만 이날 전주벌에서만은 축구가 남한 팬들에게 ‘필승’보다는 ‘통일’을 가져다 줄 희망처럼 보였다.
전주=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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