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手話야구 성심학교 ‘아름다운 도전’

  • 입력 2005년 8월 5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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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충주 성심학교와 대구 상원고의 제3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 2-12로 뒤진 6회 말 성심학교 선수들이 공격을 준비하는 동안 더그아웃에서는 박상수 코치가 전략을 선수들에게 전하느라 분주하다.

이번 회에 점수를 못 내면 콜드게임 패. 1사 1, 2루에서 이종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앞선 2타석에서 2안타 2타점을 올린 히어로. 하지만 이종환은 풀 카운트 끝에 삼진 아웃됐고 마지막 타자 박종민마저 3루 땅볼로 물러나 경기 끝.

또 패배다. 2002년 9월 팀 창단 이후 전국무대 본선에서 6전 전패. 그러나 선수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없다.

청각장애특수학교인 성심학교의 야구부원은 모두 청각 장애인. 학교 중고등부 전체 40여 명의 남학생 중 선발했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다른 학교 선수들과는 경험이나 신체 능력에서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1승의 희망은 조금씩 자라고 있다.

이종환은 ‘매번 지는데 계속 야구가 하고 싶으냐’는 말에 “우어” 하고 힘주어 말한다. 야구 하면서 인내심도 생기고 몸도 건강해졌다고 수화로 말한다.

사람들이 성심학교 야구부에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처음에는 유명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지만 이제는 그냥 고교 야구팀 중 하나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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