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팀플레이를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선수를 찾고 있다. 이동국 이천수는 지금 위기다.”(강신우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부위원장)
잇따른 졸전으로 경질 위기까지 몰린 ‘본프레레호’가 변신하고 있다. 이름값만으로 선수를 기용하던 것에서 탈피해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테스트하며 포지션별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특히 ‘본프레레호의 황태자’ 이동국(26·포항)과 이천수(24·울산)가 ‘경쟁의 회오리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은 14일 남북통일축구 북한과의 경기에서 이동국-이천수를 선발 명단에서 뺐다. 그 대신 김진용을 원톱으로 박주영과 정경호를 좌우날개로 활용하는 실험을 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감독은 17일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실험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의 주전’ 이동국은 동아시아대회에서 수많은 득점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특히 수비를 위협하며 공간을 만들지 못하고 개인플레이만 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동국 스스로도 자극을 받았는지 북한전에서 후반 22분 교체 투입된 뒤 측면을 파고들면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주려고 했다.
이천수는 더욱 심각하다. 스페인리그에서 2년간 부진한 뒤 돌아와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몸도 마음도 욕심을 따라주지 못하는 것. 본프레레 감독은 북한전에서 조금이라도 기회를 주려고 후반 34분 그를 투입했지만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여 주지 못했다.
강신우 부위원장은 “감독이 이천수를 동아시아대회 3경기에 투입한 것도 그동안 경기를 많이 못 뛰었으니까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체력, 정신력 모두 떨어져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동의 수문장’ 이운재(32·수원)도 후배들과의 경쟁에 내몰렸다. 최근 몸무게가 5kg이나 불은 그는 동아시아대회에서 몸놀림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북한전 선발로 나온 김영광(22·전남)은 한결 안정된 모습을 보여 이운재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결국 17일 사우디전이 본프레레 감독뿐 아니라 이 위기의 주전들에게도 ‘명예회복을 하느냐’ 아니면 ‘독일행 탑승을 거절당하느냐’의 분수령이 될 듯하다.
한편 사우디전을 대비해 15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훈련을 하던 대표팀은 갑작스러운 변압기 파손으로 숙소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로 옮기고 훈련장소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겼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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