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PSV 에인트호벤), 안정환(FC 메스), 차두리(프랑크푸르트)…. 화려한 명성의 ‘해외파’ 축구 대표선수들. 그러나 이들이 한국축구의 새로운 딜레마가 되고 있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근원적 대책이 요구된다.
17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이영표 차두리 안정환은 기대 이하의 경기를 펼쳤다. 이들은 15일 이후에 귀국해 국내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물론 해외파끼리도 손발을 맞출 수 없었다. 그런데도 대표팀은 이들 위주로 꾸려졌고 선발도 이들의 차지였다. 결국 손발을 맞춰보지 못한 팀은 모래알 같은 조직력으로 참담하게 무너졌다. 남은 숙제는 ‘해외파’의 활용 정도를 가늠하고 국내파와의 조화를 꾀하는 데 있다.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전과 같은 내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축구협회는 10월과 11월 3차례의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1, 2월에는 해외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으나 ‘해외파’ 선수들은 참가하기 어려울 전망. 소속구단의 일정과 겹치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파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국가대표 경기 3, 4차례와 내년 5월 이후 한 달 남짓한 시간뿐이다.
이 기간 중 포지션 실험과 국내 선수와의 조합을 실험하다 보면 또다시 어려운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승리에 집착해 근본적인 실험을 게을리 할 수도 없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과 축구협회는 이 시간과 기회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목표를 명확히 하고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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