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장종훈‘마지막 타석’…15일 대전서 은퇴경기

  • 입력 2005년 9월 15일 03시 06분


요즘 젊은 야구팬에게 ‘홈런왕’은 단연 이승엽(롯데 마린스)이다.

그런데 이승엽의 등번호 36번에는 사연이 있다. 그는 장종훈(37·사진)을 넘고 싶었다. 그래서 장종훈의 등번호 35번에 1을 더했다.

세월은 흐르고 영웅은 사라진다. 한화 장종훈은 15일 19년간 누볐던 대전구장에서 기아를 상대로 은퇴 경기를 치른다. 그는 떠나지만 그가 달았던 35번은 영구 결번으로 남는다. 은퇴식을 앞둔 장종훈에게서 감회를 들어봤다.

○은퇴=부담과 흥분이 교차한다. 모처럼 많은 분들 앞에 서게 된다. 이게 마지막이라니…(한화 관계자는 얼마 전부터 장종훈이 은퇴 경기를 위해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고 귀띔했다).

○연습생 신화=처음엔 듣기에 좋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도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장종훈 선수를 보면서 힘을 얻는다’는 편지를 많이 받고 보람을 느꼈다.

○훈련=정말 열심히 했다. 맘에 들 때까지 스윙을 반복했다. 오전 3, 4시는 기본이었다. 그땐 잠을 안 자고 경기에 나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35번=처음 입단해선 등번호가 52번이었다. 35번은 룸메이트 선배가 달고 있었는데 그분이 1년 후 그만뒀다. 얼씨구나 싶었다.

○눈물=프로 데뷔 2년째이던 1988년 경기 중 딱 한 번 울었다. 해태와의 경기였는데 현 선동렬 삼성 감독에게 3연속 삼진을 당했다. 바로 다음날 김정수 선배에게 또 2연속 삼진을 당했다. 공수 교대 때 수비 위치로 뛰어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한화=고마운 팀이다. 고교 졸업 후 오갈 데가 없었던 나를 받아줬다. 감사한다.

○후계자=팀 후배인 김태균이다. 몸 관리 잘하고 노력한다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범호도 좋은 자질을 가졌다.

○인생 2장 목표=지금까지 좋은 감독, 코칭스태프를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제 내가 후배들에게 갚아야 할 시기가 왔다. 코치로서 어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게 즐겁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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