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이날을 기다린 조상님에겐 송구스럽지만 이번만큼은 너그러이 이해해 주실 것 같다.
프로농구 KT&G 김동광(54) 감독과 그의 아들 김지훈(23).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감독과 선수로 뛰는 이 부자는 다음 달 시즌 개막에 앞서 추석 당일인 18일 오전 8시 필리핀 전지훈련을 떠난다. 민족의 큰 명절을 처음으로 해외에서 함께 지내게 된 것.
김 감독은 “예년 추석 때는 지훈이와 다른 팀에서 운동하다 보니 만나기도 힘들었는데 올해는 얼굴이라도 자주 볼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KT&G는 필리핀 프로팀, 대학대표팀과 잇달아 6차례의 연습경기를 갖는다.
프로 데뷔를 앞둔 김지훈은 그동안 혹독하게 자신을 가르쳐 온 아버지 앞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제대로 보여 주고 싶다. 게다가 팀 내 주전 포인트 가드 주희정이 손가락 골절로 당분간 뛸 수 없어 같은 포지션인 김지훈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이래저래 이 부자에게 올 추석 연휴는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을 것 같다.
안양=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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