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굳은 표정으로 공 하나에 집중하며 몸을 던졌다. 이런 모습에 1만 2000여 명의 관중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1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여자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마리아 샤라포바(18·러시아)와 랭킹 7위 비너스 윌리엄스(25·미국)의 ‘현대카드 슈퍼매치’.
기립박수 속에 코트에 입장한 이들은 7월 윔블던 준결승 이후 2개월 만의 리턴매치에서 1세트부터 불꽃 튀는 접전을 벌였다.
올해 들어 키가 3cm 더 자라 188cm가 됐다는 샤라포바는 예리한 각도의 스트로크로 포인트를 따냈다.
뛰어난 패션 감각을 지닌 윌리엄스는 실내경기 때 입으려고 10시간 걸려 직접 만들었다는 다이아몬드와 크리스털 장식으로 반짝거리는 보라색 원피스를 입고 주무기인 강력한 서브를 과시했다.
2세트 들어선 둘 다 특유의 괴성을 지르며 혼신의 힘을 다했고 관중석에선 연방 “와”하는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결과는 상대전적에서 1승 2패로 뒤졌던 윌리엄스가 1시간 42분의 접전 끝에 2-0(6-4, 6-4)으로 승리.
이 대회에서 각각 20만 달러와 30만 달러의 초청료를 받은 윌리엄스와 샤라포바는 우승 상금(2만 달러)과 준우승 상금(1만 달러)을 불우이웃돕기에 써 달라며 보육시설 상낙원에 내놓았다.
윌리엄스는 “경기장의 열띤 분위기에 관중과 함께 흥분에 빠졌다”며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었고 다음에는 동생 세레나 윌리엄스를 데리고 오겠다”며 활짝 웃었다.
반면 샤라포바는 “훈련이 부족해 서브와 리턴이 잘 안돼 아쉬웠다”며 “한국 팬들의 성원이 너무 놀랍고 고마워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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