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다렸던 순간은 마지막 기회에 찾아왔고 그래서 더욱 짜릿하기만 했다. 롯데 마린스가 라쿠텐에 8-2로 앞선 8회 1사 1, 2루.
이승엽은 라쿠텐의 네 번째 투수인 오른손 다니나카 신지의 가운데로 쏠린 136km짜리 슬라이더를 제대로 잡아당겼다. 힘차게 허공을 가른 타구는 쭉쭉 뻗어 우중간 관중석 상단에 박혔다. 비거리 135m의 초대형 홈런.
23일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과의 원정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승엽이 3점 아치로 마침내 시즌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19일 소프트뱅크와의 경기에서 29호를 날린 뒤 4경기 만의 대포.
2003년 삼성에서 아시아 최고 홈런 신기록(56개)을 세웠던 그는 지난해 일본 무대로 건너왔지만 14홈런에 그치며 자존심이 상했다. 명예 회복을 다짐하며 그 어느 해보다 강도 높은 겨울 훈련을 소화했던 그는 올 시즌 홈런 30개를 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6월에는 5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승엽의 부활은 무엇보다도 일본 투수들의 다양한 구질에 적응한 덕분.
이승엽은 또 이날 시즌 퍼시픽리그 전 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하며 ‘전국구 강타자’의 면모도 과시했다.
이승엽은 2회 첫 타석에선 2루 땅볼로 물러났고 4회에는 2루 뜬공, 이어 6회 2사 2루에선 풀 카운트 접전을 펼치다 8구째 높은 볼에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가 12-3으로 대승.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