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최홍만, ‘야수’ 밥샙 길들였다

  • 입력 2005년 9월 24일 03시 11분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이 ‘야수’를 사냥했다. 발차기로 밥 샙을 공격하고 있는 최홍만. K-1 스타 밥 샙도 최홍만의 큰 키와 힘 앞에 굴복했다. K-1 한국공식홈페이지(www.k-1kr.com)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이 ‘야수’를 사냥했다. 발차기로 밥 샙을 공격하고 있는 최홍만. K-1 스타 밥 샙도 최홍만의 큰 키와 힘 앞에 굴복했다. K-1 한국공식홈페이지(www.k-1kr.com)
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인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18cm)이 이종격투기 K-1 월드그랑프리 16강전에서 세계적인 스타 ‘야수’ 밥 샙(200cm)을 꺾고 8강에 진출하는 대파란을 일으켰다.

최홍만은 2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경기에서 밥 샙과 초반부터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난타전을 벌인 끝에 2-1 판정승했다.

이로써 3월 K-1 무대에 데뷔한 최홍만은 데뷔 6개월 만에 6전 전승(3KO) 가도를 달리며 단숨에 이종격투기의 강자로 떠올랐다. 최강자를 가리는 8강 토너먼트는 11월 19일 도쿄에서 열릴 예정.

평소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김치+고추장+된장+마늘=한국힘’이라 표시해 놓고 있는 최홍만은 이날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애창됐던 응원곡 ‘오 필승 코리아’가 연주되는 가운데 태극기를 치마처럼 두른 채 입장하며 한국 투사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웠다.

최홍만은 경기 시작부터 밥 샙이 특유의 파고들기에 이은 난타전을 벌이자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쳤으며 큰 키와 긴 팔로 밥 샙의 소나기 펀치를 막아냈다. 체력을 완전히 소모하는 총력전 끝에 3라운드를 맞은 최홍만은 24초 만에 강력한 왼쪽 무릎차기로 다운을 빼앗았다. 최홍만은 밥 샙에게 오른쪽 무릎차기를 허용하고 후반에 지친 모습을 보였으나 결국 판정승을 거두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지구력 보강하면 ‘공포의 전사’▼

“이제부터 최홍만을 꺾는 것이 K-1 강자들의 최대 화두가 될 것입니다.”

입식타격 이종격투기 K-1 해설가 정의진 씨는 최홍만이 밥 샙을 꺾음으로써 K-1 스타의 반열에 확고히 섰다고 평가했다.

밥 샙은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데다 독특한 캐릭터로 K-1에서 최고의 관중 동원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돼 왔다. 그동안 최고의 기교파 선수들도 밥 샙의 압도적인 힘 앞에 굴복해 왔다. 이 같은 밥 샙을 최홍만이 힘으로 꺾고 올라섰기 때문에 밥 샙을 능가하는 괴력의 파이터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특히 200cm의 밥 샙도 최홍만의 얼굴을 공격하기 어려울 만큼 월등한 신체조건(218cm)에다 긴 다리를 이용한 가공할 무릎차기는 최홍만의 필살기로 다시 한번 입증됐다.

이날 승리로 최홍만은 올 시즌 8강전은 물론 내년 16강전에도 자동 출전하는 자격을 얻었다. K-1월드그랑프리 8강전 진출자들은 이듬해에 자동 출전권을 부여받는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체력 보강. 올 시즌 8강전은 하루에 결승까지 모두 치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밥 샙과의 경기처럼 후반에 체력 저하가 드러나면 고전할 수도 있다. 8강전 대진은 추첨에 따라 달라지지만 현재 최홍만의 전력이면 4강 이상도 노려 볼 만하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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