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김선우 완봉… 쿠어스필드도 놀랐다

  • 입력 2005년 9월 2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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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Sunny)’ 김선우(28·콜로라도)가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 높은 쿠어스필드에서 완봉승의 기적을 일궜다. 또 ‘돌아온 홈런왕’ 배리 본즈를 3타수 무안타로 제압했다.

2005년 9월 25일. 이날은 김선우가 1997년 말 미국으로 건너온 후 가장 빛난 날로 기록될 듯하다.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선우는 9이닝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생애 첫 완봉승을 따냈다. 36번의 선발 등판 만에 이뤄낸 쾌거다. 콜로라도의 6-0 승리.

이날 승리로 김선우는 8월 22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5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시즌 6승(2패)째를 거뒀다. 평균 자책은 4.98에서 4.40으로 크게 내려갔다. 총투구 수 101개 가운데 66개가 스트라이크.


콜로라도의 홈구장인 덴버의 쿠어스필드는 로키 산맥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공기 저항이 적다. 그래서 타구 비거리가 훨씬 늘어나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김선우의 이날 완봉승은 쿠어스필드에서 나온 무려 4년여 만의 대기록. 가장 최근의 완봉은 2001년 톰 존슨(당시 콜로라도)이 기록했다.

한국인 빅리거로서는 박찬호(샌디에이고)에 이어 두 번째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박찬호는 LA 다저스 시절이던 2000년 샌디에이고전과 2001년 밀워키전에서 두 차례 완봉승을 거뒀다.

김선우는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뒤 13일부터 4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린 현역 최고의 홈런왕 배리 본즈(통산 707개)와의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수준인 3억 원을 조금 더 받는 김선우가 올해 2200만 달러(약 220억 원)를 받는 본즈를 압도한 것이다.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본즈에게 투심패스트볼을 결정구로 던져 유격수 플라이를 유도했고, 5회에는 150km짜리 빠른 직구로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7회에는 2루수 앞 땅볼로 3타수 무안타의 압승. 김선우는 이전 경기에서는 본즈와 세 차례 상대해 2홈런, 1볼넷을 내주는 등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였었다.

김선우는 경기 후 “모든 것이 편안했다. 포수 JD 클로서의 리드가 좋았고, 수비와 타선의 도움도 받았다. 9회에 약간 어지러웠고, 어깨 쪽에 쥐가 나는 것 같았지만 참고 던졌다. 본즈와는 주자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선우는 3회 페드로 펠리스에게 2루타, 8회 모이세스 알루와 레이 더햄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을 뿐 나머지 7이닝 동안은 별다른 실점 위기도 없었다. 그는 또 3회 무사 3루에서 유격수 앞 땅볼로 타점도 하나 추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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