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홍제동 그랜드힐튼 호텔 야외 로터스 힐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기자간담회는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다.
원탁 테이블에 5~6명씩 나눠 앉은 대표선수들과 기자들이 40여분 간 자유롭게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일반적인 기자회견과는 달리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고갔다. 이번 간담회는 딕 아드보카트 신임 감독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시도하는 기자간담회였던 만큼 진행이 미숙해 중구난방 식으로 인터뷰가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자유롭게 선수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강신우 대표팀 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은 “대표팀과 언론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이번 간담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간담회 시작과 함께 박지성과 박주영 등 관심 선수들을 중심으로 기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대표팀에 새로 발탁된 일부 선수들은 마치 들러리처럼 보여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신우 부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소외된 선수들이 오히려 자극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아드보카트 감독의 의도된 작전임을 암시하기도. 실제로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 시작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 간담회 진행 과정과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스타급 선수들도 초반에는 새로운 기자간담회 방식이 다소 생소한 듯 어색한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테이블에 마주 앉은 기자들과 친구처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언론 대처에 능숙한 2002월드컵 멤버들은 농담을 섞어가며 대화를 주도하는 모습도 눈에 띠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간담회 후 단독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도 대표팀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반응이 좋다면 계속 이런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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