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여갑순(31·대구은행·대구·위)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강초현(23·갤러리아·대전)이 ‘별들의 전쟁’을 벌인 때문.
둘은 나란히 합계 497.6을 쏘았다. 499.6을 기록한 하지언(21·부산 일반)이 1위. 연장 슈팅에서 여갑순이 10.6을 맞춰 10.3을 쏜 강초현을 0.3 차로 꺾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둘은 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고교생 신분으로 깜짝 스타가 된 뒤 혹독한 슬럼프에 빠졌던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얘기꽃을 피웠다.
“너무 일찍 세계 정상에 올랐으니 그 뒤로는 부담이 컸죠.”
그래도 여갑순은 결코 포기한 적이 없었다. 고교 1학년이던 1990년부터 전국체전만큼은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강초현은 “주위의 과도한 관심과 시기에 혼자 울 때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2002년 고려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한 강초현은 어느새 졸업반이 돼 이달 초부터는 모교인 유성여고에서 교생 실습을 하고 있다.
“내일 바로 학교로 출근하라고요?”
유성여고에서 찾는 전화. “쉴 틈조차 없다”면서도 아이들이 기다리는 모교로 향하는 강초현은 무척 행복한 표정이었다.
울산=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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