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진출 첫해인 작년 시즌 중반. 부진과 2군행이 겹쳐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승엽은 한때 한국 복귀를 고려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이승엽에게서 ‘국민 타자’의 자존심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내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고 “일본 타자들이 칠 수 있는 공을 나는 왜 못 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1년 사이 이승엽의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정규 시즌 30홈런을 통해 ‘A 클래스’ 선수로 인정받았다면 이번 일본시리즈를 통해서는 ‘특 A급’ 선수로 자리 잡았다.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인상을 각 구단과 팬들에게 심어 준 것이다.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진로에 대해서 이승엽은 “최고가 되기 위해서 일본에 남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길은 두 가지다.
롯데에 잔류할 수도 있고 다른 팀으로 옮길 수도 있다. 올해 이승엽은 팀 내 홈런(30개)과 타점(82개) 1위였다. 이승엽 없는 롯데 타선은 생각하기 힘들다.
요미우리 등 돈 많은 구단의 ‘입질’이 올 수도 있다. 이승엽은 올해 처음 도입된 인터리그(교류전)에서 요미우리가 소속된 센트럴리그 팀들을 상대로 타율 0.308에 12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 본인도 “명문 구단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분명한 것은 이승엽이 현재의 몸값(2년간 총액 5억 엔)보다는 훨씬 좋은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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