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이싱은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스포츠 이벤트 ‘빅3’에 속한다. 연간 19차례 전 세계를 순회하며 열리는 카레이싱의 최고 등급인 포뮬러원(Formula One·F1)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20만 명 이상. 연간 약 380만 명이 직접 경기장을 찾는다.
150개국에서 TV 중계로 1000분의 1초의 초스피드 경쟁인 카레이싱을 즐기는 시청자는 약 23억 명이나 된다.
카레이싱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서도 수년 전부터 ‘스피드’ 열기가 일어나 올해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7차례 열린 ‘BAT GT 챔피언십 시리즈’에 총 11만 명의 관중이 몰렸다.
자동차 경주의 세계를 2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카레이싱은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F1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독일)를 단지 유명한 카레이서라고 부르는 것은 이봉주를 마라톤 선수라고 하지 않고 육상선수로 표현하는 것만큼 막연한 것이다. 올림픽에 메달이 걸린 육상 종목만 46개나 되는 것처럼 카레이싱의 종류도 그만큼 많다.
자동차경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격인 국제자동차연맹(FI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일 벌어지는 카레이싱 대회만 100여 개. FIA가 공인한 연간 시리즈로 열리는 국제대회만 해도 최고 등급인 F1을 필두로 20개에 이른다.
배기량 100cc의 ‘꼬마 경주차’ 카트(Kart) 세계선수권대회가 있는가 하면 대형트럭 대회도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존하는 카레이싱의 최고봉은 F1이다. 900마력의 엄청난 출력으로 최고속도 시속 355km까지 나오는 괴물 같은 자동차로 승부를 벌인다. 1950년부터 연간 시리즈(19회)로 열리고 있는 F1은 세계 자동차메이커들의 자존심 경쟁의 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마어마한 자본이 투입돼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프로 스포츠이기도 하다. F1은 10개 팀이 팀당 2대의 경주차를 출전시킨다. ‘머신’이라고 불리는 경주차의 대당 가격은 약 100억 원. 도요타팀이 약 3000억 원을 연간 팀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고 올해 시리즈 종합우승을 차지한 르노팀은 2740억 원을 쓴다.
전 세계 16곳의 험로를 찾아다니며 열리는 세계랠리선수권대회(WRC)도 관중몰이를 하고 있다. WRC는 F1처럼 지붕이 없는 1인승 전용 경주차가 아니라 시판되고 있는 일반 승용차의 성능을 높인 자동차로 승부를 벌이고 있어 더욱 친숙하다. 매년 1월 아프리카 대륙을 가로지르는 다카르 랠리도 수많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지고 있고 ‘자동차 왕국’ 미국에서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차를 개조해 직선 400m를 누가 가장 빨리 주파하는가를 가리는 드래그레이스가 성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열린 최초의 자동차경주는 1987년 3월 19일 강원 용평 인근도로 150km를 달리는 랠리대회. 이후 몽산포 청포대 등 서해안 해수욕장에서 주로 열리던 카레이싱은 1995년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 전용경기장 스피드웨이가 건립되면서 한 계단 발전했다. 국내 최고 등급은 ‘BAT GT 챔피언십 시리즈’의 ‘GT1’. 이 경주에는 배기량 2000cc에 시판 자동차의 2배 출력인 300마력의 개조 차량이 출전한다. 경주차량 가격만 6억 원.
국내에서도 비교적 손쉽게 참가할 수 있는 직선 스피드를 겨루는 드래그레이스가 인기를 끌어 6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코리아 드래그 챔피언십 제4차전에는 160대가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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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창 기자 jeon@donga.com
▼국내외 스피드 지존들▼
F1 경주에 직접 참가하는 카레이서는 지구상에서 단 20명뿐. 어려운 만큼 일단 F1 드라이버가 되면 부와 명예가 따라온다. 가장 유명한 선수는 ‘카레이싱의 황제’라는 별명이 말해 주듯 단연 미하엘 슈마허(36·페라리).
올해 비록 신예 페르난도 알론소(24·스페인·르노)에게 시즌 챔피언 자리를 빼앗겼지만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연속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슈마허는 2004년 6월부터 2005년 5월까지 1년간 약 600억 원을 벌어들여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미국·약 870억 원)에 이어 세계 스포츠 스타 소득 랭킹 2위에 올랐다.
국내 카레이싱의 최고 등급인 ‘GT1’의 올해 챔피언은 황진우(22·킥스 렉서스레이싱). 1980년대에 유명 카레이서로 활약한 황운기(54) 씨의 아들. 15세이던 1998년 배기량 100cc짜리 ‘꼬마 경주차’ 카트 경주에 참가했고 2000년 창원에서 열린 F3 대회에 출전하면서부터 프로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연간 수입은 9000만 원(차량 제공 포함).
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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