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이싱 알파&오메가]<下>자동차경주 즐기기

  • 입력 2005년 11월 10일 03시 02분


자동차 경주장에 가면 배기음에 매료된다. 일반 승용차를 개조한 경주차로 경기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카레이싱인 나스카 넥스텔컵 개막전인 ‘데이토나500’ 경기를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자동차 경주장에 가면 배기음에 매료된다. 일반 승용차를 개조한 경주차로 경기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카레이싱인 나스카 넥스텔컵 개막전인 ‘데이토나500’ 경기를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경주장을 뱅뱅 돌기만 하니 졸리기만 하던걸.”

자동차 경주 TV 중계를 본 많은 사람의 반응이다. 하지만 일단 한번이라도 경주장에 직접 나와 본 경우엔 180도 반응이 달라진다. 오수연(25·회사원) 씨는 “자동차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올해 초 우연히 자동차 경주장에 갔다가 그 소리에 반해 이제는 골수팬이 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수십 대의 경주차가 한꺼번에 뿜어내는 엄청난 배기음(마니아들은 이를 굳이 사운드라고 주장한다)은 관전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국내 최고 등급의 경주인 ‘BAT GT 챔피언십 시리즈’는 공중파인 MBC, F1은 스포츠전문 케이블TV MBC-ESPN이 중계를 하고 있지만 자동차 경주를 제대로 즐기려면 직접 경주장을 찾아야 한다.

국내에선 1995년 개장한 애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가장 많은 경기가 열리고 강원 태백시에 있는 태백준용서킷에서도 국제대회인 ‘아시아 스피드페스티벌’을 비롯해 많은 경기가 열리고 있다. 내년에는 경기 안산시에 국제 규모의 자동차 경주장이 문을 열 예정.

국내 자동차 경주를 관장하는 공인기구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에 따르면 국내 카레이서 동호인은 20만 명, 협회에 등록된 선수는 600명.

카레이서로 데뷔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자동차 경주팀에 직접 찾아가 테스트를 받는 것. 자동차 경주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KARA(www.kara.or.kr)나 각종 대회 주관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전문 레이싱 스쿨도 있다. 수차례 국내외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른 프로레이서 이명목(39) 씨가 운영하는 레이싱스쿨(www.racingschool.co.kr)은 2002년 8월 문을 연 이래 500여 명을 배출했다. 이틀 동안 배우는 레이스 초급 과정 수강료는 98만 원.

가장 손쉬운 방법은 ‘꼬마 경주차’인 카트(kart)를 배우는 것. 운전면허가 없어도 전용 공간에서 운전이 가능한 카트는 어린이 마니아도 많다. 올해 BAT 대회 최고 등급인 ‘GT1’에서 우승한 황진우(22·킥스 렉서스레이싱팀)나 여성 최초의 포뮬러 부문 챔피언 강윤수(20·타키온레이싱) 등이 카트 레이서 출신이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


▼경기 한번 마치면 체중 3kg 줄어▼

카레이싱은 기계 의존도가 높지만 레이서의 필수조건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다.

최고등급인 포뮬러 원(Formula One·F1)의 경우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진 2005시즌 최종 19차전은 5.451km의 서킷을 56바퀴 돌아 총 305.066km를 달려 승부를 정했다. 경기 내내 레이서들은 정신없이 바쁘다. 시속 355km로 달리다 순간적으로 80km까지 감속해 다시 가속하는 일을 반복한다. 경기당 기어를 변속하는 횟수만 평균 2000번. 코너를 돌 때 받는 중력은 평소의 4배. 일반인은 3.5배가 되면 기절 상태가 된다. 조종석 내부의 온도도 섭씨 50도가 넘는다. 이런 가혹한 조건 때문에 F1선수들은 경기 후 체중이 평균 3kg 감소한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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