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3세마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13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경주에서 ‘순항함대’는 경주 초반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로 앞서 나가 이름 그대로 순항한 끝에 우승했다. 이날 우승으로 순항함대는 첫 대상경주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경주는 농림부장관배 및 코리안오크스배 우승마인 ‘가문영광’과 코리안더비 우승마인 ‘새벽동자’가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초반에는 예상대로 ‘순항함대’ 및 ‘가문영광’이 각축을 벌였고 복병마인 ‘정통성’이 선두권을 형성했다. 결승선을 앞두고 ‘가문영광’이 맹렬한 추격을 펼쳐 숨 막히는 접전을 펼쳤으나 ‘순항함대’를 앞지르지는 못했다.
‘순항함대’는 2004년 11월 데뷔전에서 8마신 차이로 우승한 후 두 번째 경주에서는 14마신 차이를 벌려 일찍부터 기대주로 꼽혀 왔다. 코리안더비 때는 골막염으로 출전하지 못했고 농림부장관배 때는 폐출혈로 출전하지 못하는 비운을 겪었으나 7월 누리꾼의 날 기념 경주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순항함대’를 기승한 신형철(38) 기수는 평소 안정적인 기승술과 매너로 ‘과천벌의 신사’로 불리는 최정상급 기수. 2000년 경주마 ‘자당’과 함께 제4회 동아일보배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어 동아일보배와는 인연이 깊다.
14만5000여 명의 경마 팬이 참관한 이날 경주는 53억26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순항함대’의 단승식 배당은 2.8배, 복승식 배당은 2.5배, 쌍승식 배당은 5.3배였다. 총상금 1억3000만 원이 걸린 이번 경주의 우승마 ‘순항함대’는 6760만 원을 우승상금으로 받는다.
한편 ‘순항함대’의 마주인 김현래(52) 씨는 우승상금 중 1000만 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동아일보사에 기탁했다.
과천=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출발번호 1번… 우승예감 적중”▼
“부담 중량이 부담스러웠지만 아무래도 1번이라는 출마 번호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동아일보배 대상경주 우승을 차지한 신형철 기수는 ‘순항함대’와 8차례 호흡을 맞춰 이중 6차례 우승을 차지한 찰떡 콤비. ‘순항함대’의 데뷔전부터 시작해 순항함대의 총 9차례 출전 중 8번을 함께 했다.
이날 경주에서는 출주 마번 1번을 달고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한 끝에 우승했다. 마지막 접전에서 ‘가문영광’의 맹추격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여유 있게 앞서 나간 줄 알고 잠시 멈칫 했는데 ‘가문영광’이 치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신 기수는 이날 ‘순항함대’가 다소 무거운 58kg의 부담 중량을 진 점을 의식해 “처음부터 선두를 지키지 않으면 후반 추격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시작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자는 작전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1988년부터 기수를 시작한 그는 이날 우승으로 총 416승을 기록, ‘영예의 기수’ 조건인 500승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평소 깔끔한 매너로 ‘과천벌의 신사’로 불리는 그는 힘이 넘치는 말몰이가 장기.
2000년에 이어 동아일보 대상경주에서만 두 번째 우승한 신 기수는 12,13일 이틀간 4승을 올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신 기수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더욱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 앞으로 활약을 기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과천=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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