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까지 1점만 내며 끌려가던 삼성은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대타 박석민의 안타를 시작으로 박한이와 김한수의 적시타를 묶어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막판 삼성의 거센 반격에 외야 관중석을 온통 흰색으로 메운 3만7000여 일본 팬의 열띤 함성도 잠잠해졌다. 비록 너무 늦게 포문이 열려 승부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지만 한국시리즈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 주기에는 충분했다.
최종 스코어는 3-5로 삼성의 패배. 롯데에 예선전에서 2-6으로 진 데 이어 다시 무릎을 꿇은 삼성은 준우승 상금 3000만 엔(약 3억 원)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24년 역사의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찾기 힘든 80년 가까운 일본 프로야구의 섬세한 전술 구사와 열띤 경기장 분위기를 직접 접한 것.
31년 만에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른 롯데는 이번 대회 예선전 3경기를 포함해 4전 전승으로 초대 우승컵을 안으며 상금 5000만 엔(약 5억 원)을 챙겼다.
삼성은 1회초 2루타를 치고 나간 톱타자 박한이가 강동우의 보내기 번트 실패로 3루에서 아웃되면서 선취 득점의 기회를 날려버린 게 아쉬웠다.
반면 롯데는 1회말 선두타자 니시오카 쓰요시가 역시 2루타를 날린 뒤 후속 타자의 끈질긴 승부 끝에 1사 2, 3루에서 프랑코의 희생플라이로 먼저 1점을 올렸다.
삼성은 3회초 2사 2루에서 김한수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를 살리는 듯했으나 3회말 곧바로 2점을 빼앗긴 뒤 4회말 와타나베 마사토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삼진 7개를 뽑았으나 제구력 난조에 허덕이며 4이닝 동안 1홈런을 포함해 5안타와 4사구 4개를 허용하며 5실점한 뒤 물러났다.
삼성과의 예선전에서 3타수 무안타였던 롯데 이승엽은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삼진 2개)에 그쳤다. 경기가 끝난 뒤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공식 에이전트인 변호사 미토 시게유키 씨를 새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롯데와의 2년 계약이 올해로 끝나는 이승엽은 “돈보다 마음 편하게 수비도 할 수 있는 곳에서 뛰고 싶다”고 말해 이적 가능성도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삼 성 | 001 | 000 | 002 | 3 |
롯 데 | 102 | 200 | 00× | 5 |
[승]와타나베 온스케(선발·1승) [패]배영수(선발·1패) [홈]와타나베 마사토(4회 2점·1호·롯데) |
도쿄=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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