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아도 너무 닮았다. 딕 아드보카트(58) 한국축구대표팀 감독과 거스 히딩크(59) 호주대표팀 감독. 강력한 카리스마와 치밀한 전술 구사능력, 그리고 언제나 여유와 재치가 넘치는 모습…. 두 네덜란드 출신 감독은 생김새만 다르지 축구 지도스타일과 생활 방식까지 판박이.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이후 흔들리던 한국대표팀을 맡은 지 불과 2개월 만에 효과적 처방전으로 이란과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에서 2승 1무의 호성적을 거뒀다. 정신력이 해이해진 선수들을 확실하게 휘어잡았고 ‘족집게 전술 강의’ 등을 통해 한국대표팀이 월드컵 4강국의 면모를 되찾게 했다.
2002년 한국의 4강을 주도했던 히딩크 감독과 똑같은 행보. 평소 청바지를 좋아하고 회의 때 카푸치노 커피를 무려 5잔이나 마시는 것도 닮은꼴. 7월 호주대표팀을 맡은 히딩크 감독은 또 하나의 신화를 썼다. 우루과이와의 남미-오세아니아 플레이오프에서 사전에 키커들에게 집중적인 승부차기 훈련을 시키고 골키퍼에게 상대 키커의 스타일을 분석해 주는 용의주도한 전술로 호주의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행을 주도한 것. 호주는 원정에서 0-1로 패한 뒤 홈에서 1-0으로 승리해 연장 경기에 이은 승부차기 끝에 우루과이를 제쳤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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