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 천하장사 출신인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5·218cm)이 19일 오후 4시 30분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이종격투기 K-1 월드그랑프리 8강 토너먼트에 나선다.
이날은 하루에 8강부터 결승까지 경기를 모두 치러 챔피언을 가리는 결전의 날. 최홍만의 8강 상대는 2003, 2004년 연속 챔피언에 오른 ‘플라잉 더치맨’ 레미 보냐스키(29·193cm·네덜란드).
무아이타이(태국전통무술)를 바탕으로 격투기를 익힌 보냐스키는 빠른 발과 함께 선 상태에서 상대의 얼굴을 가격하는 발차기(하이 킥)가 필살기이다. 탄력이 넘치는 뛰어오르며 무릎차기(플라잉 니킥)도 자주 구사한다.
그러나 최홍만과의 신장 차가 25cm나 되는 보냐스키의 하이 킥과 플라잉 니킥은 아무래도 적중하기 쉽지 않고 큰 타격을 주기도 어렵다. 따라서 보냐스키는 초반부터 최홍만의 스피드가 떨어지는 점을 이용해 치고 빠지는 작전으로 판정승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는 게 K-1 해설가 정의진 씨의 예상. 한편으론 꾸준히 하체를 공격하는 로 킥을 구사해 무게중심을 잃게 한 다음 최홍만이 상체를 숙일 때 하이 킥을 노려 볼 수도 있다.
최홍만 입장에서는 스피드에서 뒤지는 만큼 상대가 공격하러 들어오는 순간 맞받아치는 작전이 예상된다. 보냐스키의 맷집이 뛰어난 편은 아니어서 최홍만의 무릎차기에 걸리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최홍만으로서는 빠른 보냐스키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가둬 두면서 그의 발차기를 봉쇄하느냐에 승패가 걸려 있다. 최홍만은 최근 발차기에 비해 뒤떨어지는 복싱 타격 기술 보강에 집중해 왔다.
최홍만이 4강에 진출하면 레이 세포(34·180cm·뉴질랜드)-세미 슐트(32·211cm·네덜란드)전 승자와 맞붙는다. 신체 조건이 비슷한 슐트는 최홍만에게는 부담스러운 상대. 다른 8강 출전 선수들은 제롬 르바네르(32·190cm·프랑스)-페테르 아에르츠(35·192cm·네덜란드), 무사시(33·185cm·일본)-루슬란 카라에프(22·188cm·러시아)로 결승에서 맞붙을 경우 최홍만이 충분히 해볼 만한 선수들이다.
|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