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리베로’ 홍명보(36).
그는 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하기 위해 9월 대표팀 코치로 변신했다. 2006 독일 월드컵을 향한 ‘아드보카트호’에 합류한 뒤엔 실수한 후배들의 어깨를 끌어안고 “괜찮아”를 속삭여 주는 맘씨 좋은 ‘큰형’이 돼 있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하며 3차례의 평가전을 치른 홍 코치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 다음 날인 17일 만났다.
“선수 시절 지도자가 어떻게 했을 때 기분이 좋았는지 경험을 살려 최대한 선수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 코치는 요즘 어린 선수와 나이 든 선수에게 특히 관심을 많이 가진다. 어린 선수들은 대표팀 적응에 부담스러워하고 나이 든 선수들은 치고 올라오는 젊은 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잘하는 선수와 좀 처진 선수 간의 융합에도 신경을 쓴다. 결국 전력은 선수들 간의 화합에서 나온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아주 좋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양발을 사용하는 등 기술이 좋은 데다 무엇보다 열심히 뛰는 모습에 감명을 받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 선수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 데다 장단점을 분석해 처방하는 능력이 뛰어나 희망적입니다.”
사실 홍 코치의 대표팀 합류는 반강제적이었다. 홍 코치는 고려대 박사과정에 등록해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었다.
“코치를 맡아 달라는 베르베크 코치의 전화를 받고 망설였습니다. 공부를 계속하려고 할 때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0년이 넘게 태극마크를 달고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홍 코치는 훈련이나 경기 전후 선수들의 심리상태 등 분위기를 감독에게 전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주제로 토론도 많이 한다. 세계적인 명장이 한국팀을 강팀으로 만들어 가는 전 과정을 직접 보게 돼 아주 중요한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한편 홍 코치는 내달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제3회 소아암 환자 및 불우청소년 돕기 자선 축구경기를 연다. 기업 스폰서 등 모든 준비가 됐는데 방송 중계가 잡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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